성매매로 번 16억 상당 돈 세탁한 한인 11명, 美 검찰에 적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4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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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소규모 성매매 업소를 운영해온 한인 업주 11명이 미국 당국에 적발됐다.

미 검찰 국토안보부 국세청 국무부 우편물검역소(USPIS) 등 5개 정부기관으로 구성된 합동단속반은 13일(현지 시간) 뉴욕 시에서 최소 10곳의 불법 업소를 운영하고 이렇게 벌어들인 수입을 돈 세탁한 혐의로 11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이 이날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각자 업소와 성매매 광고사이트를 운영하면서 2011년부터 최근까지 성매매로 벌어들인 140만 달러(약 15억9600만 원)를 서로 광고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돈 세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돈 세탁을 공모한 혐의는 징역 20년, 관광비자로 데려온 여성들을 성매매 영업에 함께 이용한 혐의는 징역 5년으로 이들은 혐의가 입증되면 최고 징역 25년에 처해질 수 있다.

이들 한인 업주들은 ‘아시안플라워’ ‘예스아시안’ ‘VIP아시안’ 등의 이름으로 웹사이트를 개설해 고객을 모집해왔다. 합동단속반은 “업주들은 여성들이 ‘미국에 처음 온 아시안’임을 집중적으로 홍보했고, 성매매 여성들을 서로 교환한 뒤 각각의 고객들에게 e메일을 보내 ‘새로운 아시안 여성이 왔다’고 알리는 방식을 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압수된 한 업주의 고객 리스트엔 7만 명의 이름과 연락처, 개별 특징이 꼼꼼히 적혀 있었다. 고객이 성매매 여성을 찾는 전화를 걸어오면 이 리스트의 명단과 비교해 진짜 손님인지, 손님을 가장한 단속원인지를 구분해 내기도 했다고 합동단속반은 설명했다.

합동단속반은 피의자의 이름만 공개하고 이들의 성별이나 나이, 관계 등은 밝히지 않았지만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 중엔 모자(母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속반은 이들 중 6명을 뉴욕에서, 1명을 펜실베이니아에서 체포했다. 다른 1명은 서울지방경찰청의 협조로 서울에서 붙잡았고 나머지 3명의 소재는 추적 중이다.

합동단속반은 이날 맨해튼 코리아타운에 있는 스파(마시지숍)를 가장한 한 성매매 업소에 대한 압수 수색과 용의자 체포 현장을 한국 언론에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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