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고리’ 심상찮다…日구마모토-에콰도르서 연일 강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7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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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태평양조산대가 심상치 않다. 14일 일본 구마모토(熊本)와 남태평양의 바투아투공화국에서 각각 규모 6.5와 6.4의 강진이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15일 필리핀 민다나오(규모 5.9), 16일 구마모토(규모 7.3), 17일 에콰도르 에스마랄다스(규모 7.8) 등으로 연일 강진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동남아 뉴질랜드와 북미 남미의 해안지역 등을 잇는 고리 모양의 환태평양조산대는 지진이 자주 발생해 ‘불의 고리’로 불린다. 전 세계 지진의 80~90%가 이곳에서 일어난다. 과학자들은 잦아진 지진이 더 강력한 지진의 전조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선 2011년 동일본대지진 같은 초대형 지진이 일어날 것을 걱정한다. 14일 구마모토에서 시작된 지진은 16일 구마모토 현 북동부 아소(阿蘇) 지역과 규슈 동부의 오이타(大分)현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진이 확산하는 방향으로는 오사카(大阪)부에서 시코쿠(四國)까지 걸친 ‘중앙구조선 단층대’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전문가들은 일련의 지진으로 중앙구조선 단층대가 자극받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16일 아침에는 한 달간 활동을 중지했던 세계 최대 활화산 아소산이 분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 기상청은 지진과의 직접 관계는 없다고 밝혔다.

강진으로 현지에 공장을 둔 도요타, 혼다, 파나소닉 등 기업들도 잇따라 조업을 중단했다. 미국 등 각국은 애도와 함께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불의 고리’에 자리한 남미 에콰도르는 16일 발생한 1979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인 7.8의 지진으로 나라 전체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진원지에서 가까운 인구 4만 명의 도시인 페드라날레스의 가브리엘 알시바르 시장은 AP통신 인터뷰에서 “도시 전체가 무너졌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혼란을 틈타 약탈 행위가 발생하고 있지만 시 당국이 손을 못 쓰고 있다.

진원지 인근 에스메랄다스 지역의 정유 시설은 지진 이후 가동을 멈췄다. 추가 지진이 발생해 정유 시설이 파손될 경우 에콰도르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것으로 우려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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