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의 마윈(馬雲·사진) 회장이 그리는 알리바바 제국의 끝은 어디인가? 전자상거래, 통신, 미디어, 영화에 이어 가상현실(VR), 감성인식 로봇까지 알리바바가 전방위적인 인수합병(M&A)과 공격적인 지분 투자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12일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싱가포르의 전자상거래 회사 ‘라자다’의 지분 67%를 10억 달러(약 1조1500억 원)에 사들였다. 성장하는 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인도의 전자상거래 회사 ‘스냅딜닷컴’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라자다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 지난해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고객 수도 600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물류 배송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알리바바는 라자다 인수 하루 뒤인 13일 금융결제 자회사인 ‘마이진푸(마蟻金服·‘개미금융서비스’란 뜻)’와 함께 중국 음식배달업체 ‘어러머(餓了요·‘배고프니?’라는 뜻)’에 12억5000만 달러(약 1조4375억 원)를 투자했다. 어러머는 메이퇀(美團), 바이두와이마이(百度外賣)와 함께 중국 내 3대 음식배달업체 중 하나다. 알리바바가 어러머에 거액을 투자한 것은 자체 배달망을 운영하는 징둥(京東) 등 경쟁업체에 맞서 국내 오프라인 배달 물류망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마윈은 유통 물류에서의 성공을 딛고 ‘중국의 머독(세계적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을 꿈꾸며 미디어 영토 팽창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3월엔 국내 유명 경제미디어 차이신(財新)에 약 2000만 위안(약 37억 원)을 투자했다. 2009년 설립된 차이신은 중국 내에서 드물게 진보 성향으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 12월엔 112년 전통의 홍콩 영문 유력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수한 뒤 최근 인터넷 판을 무료 개방했다. 홍콩의 중문 유력지 밍(明)보 인수설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운영하는 뉴스포털 신랑왕(新浪網) 인수설도 꾸준히 흘러나온다.
미디어에 영화와 음악을 아우르는 것은 ‘문화제국 건설’의 야심을 내비친 것이다. 2014년 홍콩 미디어그룹 ‘차이나비전’을 인수해 ‘알리바바픽처스’로 바꿔 영화산업을 시작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유쿠투더우’도 인수해 안방 공략에 나섰다.
알리바바는 VR, 인공지능 등 ‘미래형 기술’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2월 미국의 VR 스타트업 ‘매직립’에 2억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3월에는 ‘GM랩’이라는 ‘가상현실 실험실’을 출범시키고 그룹 차원의 VR 전략도 발표했다. 지난해 6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 감정인식 로봇 ‘페퍼’의 해외 판매를 위한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홀딩스’도 설립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알리바바 ::
중국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서 이름을 따왔다. 1999년 기업 간 상거래(B2B), 2003년 인터넷쇼핑몰 타오바오(B2C) 개설 이후 급성장했다. 2014년 9월 뉴욕증시에도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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