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17일 이집트를 공식 방문해 1조 원대 프랑스제 무기판매 계약을 맺었다.
중동을 순방 중인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오후 80개 회사, 650명의 기업인이 포함된 대규모 외교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도착했다. 양국 정상은 경제와 군사안보, 에너지, 관광 등 30여 건의 협력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양국이 수개월 간의 협상 끝에 10억 달러(약 1조1480억 원) 이상의 전투기와 군함 등 무기거래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이집트 정부가 엘시시 대통령 취임 22개월간 최대의 업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수에즈 운하 확장공사 준공식에 참석한 데 이어 9개월 만에 다시 이집트를 공식 방문해 “강력하고 특별한 유대관계”를 선언했다. 이집트는 지난해 2월 프랑스로부터 56억 유로(약 6조4300억 원) 규모의 최신예 전투기 라팔 24대를 구입하기로 계약했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프랑스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에 판매하려다 포기했던 12억 유로(약 1조5800억 원) 상당의 미스트랄급 최첨단 상륙함 2척을 이집트가 사들이기도 했다.
엘시시 정권은 이집트 국민이 최초로 선출한 이슬람계 무하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2013년 군부가 무력으로 축출하고 들어선 이후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들과의 관계회복을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다. 이처럼 이집트의 인권문제 등으로 껄끄러운 서유럽국가와의 관계에도 불구하고 엘시시는 프랑스와의 친분과 경제협력을 특별히 강조해왔다.
그러나 올랑드 대통령은 17일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집트의 인권문제와 시위진압 시 공권력 행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올랑드는 자신이 엘시시와의 회담에서 “올해 초 카이로에서 이집트 민중봉기 5주년 기념시위에 참여했다가 고문당한 시신으로 길거리에서 발견된 이탈리아 유학생 줄리오 레제니의 피살사건과 지난 2013년 9월 이집트의 교도소 안에서 폭행을 당해 숨진 프랑스 청년 에릭 랑의 인권문제를 거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엘시시 대통령은 “레제니 사건이 이집트 경찰에 의한 것이란 의혹은 이집트를 아랍세계와 유럽 우방국으로부터 이간시키려는 ‘악한 세력들’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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