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서 조지까지 왕위계승자 담겨
21일 윈저 성서 조촐한 가족만찬… 공식 축하행사는 6월 개최
영국의 ‘최고령 군주’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1일 90번째 생일을 맞는다.
20일 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왕실은 춥고 변덕스러운 날씨를 피해 6월에 공식 생일 행사를 갖는다. 왕실의 독특한 관행에 따른 것이다. 그 대신 여왕은 ‘진짜 생일’인 21일엔 주말 거주지인 윈저 성에서 가족들과 만찬을 가지며 조촐하게 보내기로 했다. 만찬에는 TV 리얼리티 요리경연 프로그램 우승자가 구운 케이크가 식탁에 오른다. 여왕은 22일 유럽을 순방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오찬을 함께한다.
여왕의 생일을 기념하는 열병식 등 공식 행사는 6월 10∼12일 사흘간 진행된다. 버킹엄 궁 앞 거리인 ‘더 몰’에서 1만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리는 대규모 야외 파티 ‘후원자의 점심’은 가장 중요한 행사다. 이 기간에 세인트폴 성당에서 감사예배가, 버킹엄 궁 앞 광장에서 공식 축하 행사가 열린다.
영국 우정공사는 21일 4대에 걸친 왕실 가족이 함께 찍은 구순(九旬) 생일 기념우표를 발행한다. 기념우표에는 여왕과 아들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 증손자 조지 왕자(3) 등 3명의 영국 왕위 계승자와 함께 찍은 사진이 포함됐다.
왕실 기념우표에 처음 등장한 조지 왕자는 어른들과 키 높이를 맞추기 위해 발판에 올라선 채 밝게 웃는 귀여운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여왕의 90번째 생일을 앞두고 민영방송 ITV는 지난달 말 부활절 연휴에 ‘90세가 된 우리의 여왕’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20일 BBC 인터뷰에서 “여왕의 임무 수행과 타인에 대한 관용과 배려는 ‘좋은 군주’로서 따르고 싶은 최고의 모범”이라며 “성장 과정에서 여왕에게 보호받고, 그분의 삶을 지켜보면서 큰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1952년 2월 부친인 조지 6세가 세상을 뜨자 25세의 나이로 왕위를 이어받은 여왕은 지난해 9월 9일 고조모인 빅토리아 여왕의 통치 기간(1837∼1901년)인 63년 7개월을 넘어서며 영국 최장 재위 군주로 기록됐다.
여왕은 주 1회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의 독대를 포함해 요즘도 연간 393가지 임무를 수행한다. 여왕에 대한 여론의 호감도는 최근 70%까지 올라가 1981년 이후 최고치다. 여왕을 30년 동안 경호했던 리처드 그리핀은 20일 영국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왕은 평소 평범한 차림으로 대중 사이에서 돌아다니길 즐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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