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중동 현안을 논의하며 최근 냉각된 관계를 개선하려고 했으나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관례를 깨고 공항에 영접하러 나오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살만 국왕은 리야드 주지사 파이잘 왕자를 대신 내보내 오바마 대통령이 푸대접을 받았다는 분석마저 제기되고 있다.
21일 CNN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오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도착한 뒤 리야드 외곽의 에르가궁에서 살만 국왕과 약 2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이란 문제 등을 둘러싸고 소원해진 사우디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사우디를 방문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리야드 킹칼리드 공항에 도착했을 때 살만 국왕이나 모하마드 빈나예프 제1왕위 계승자가 공항에 직접 나오지 않았다. 살만 국왕이 같은 날 걸프협력회의(GCC) 정상들을 공항에서 직접 맞이한 것과 비교하면 오바마 대통령이 ‘푸대접’을 받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우디 국영방송도 이날 GCC 정상들의 공항 도착 장면을 생중계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의 입국 장면은 중계하지 않아 논란을 가중시켰다.
걸프지역 안보 전문가 무스타파 알아니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 왕가는 미국 전직 대통령들과도 이견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불신이 매우 깊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정상회담 뒤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과 살만 국왕이 회담을 통해 양국 간의 역사적인 우정과 뿌리 깊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또 “이란의 도발적 행위에 따른 지역 내 문제를 논의했으며 역내 분쟁을 감소시키는 데에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알파이잘 사우디 왕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재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야드에서 하루를 보내고 21일 런던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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