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위에서 미사일 공중폭발… IS공습때 적용 민간인 피해 줄여
1년새 IS 현금 8억달러 없애… 조직원 규모 2만5000명으로 줄어
미국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에 이스라엘이 개발한 ‘지붕 위의 노크(Knock on the roof)’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CNN이 26일 보도했다.
‘지붕 위의 노크’는 공습 목표물의 바로 위쪽에서 미사일을 공중 폭발시킨 뒤 이에 놀라 사람들이 대피하면 본격적으로 공습을 단행하는 것이다. 곧바로 타격하지 않는 것은 민간인 살상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를 상대로 한 공습에서 이 전술을 사용해 왔다.
미군이 ‘지붕 위의 노크’ 전술을 사용 중인 사실은 26일 미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드러났다. IS 격퇴전을 주도하는 국제연합군의 부사령관인 미 공군 피터 거스틴 소장은 공습 작전 성과를 보고하면서 이 전술 덕분에 민간인 살상을 피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군이 이달 5일 이라크 모술에서 벌인 IS 재정총책 은신처 공습 작전이다. 당시 미군은 감시 자산을 총동원해 총책이 해당 건물을 드나들고 그 안에 현금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여성들과 아이들이 가끔 머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미군은 건물 지붕 위 상공에서 헬 파이어 미사일을 공중 폭발시켰다. 커다란 폭발음에 놀란 민간인들이 건물 밖으로 뛰쳐나오자 미군은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건물을 완전히 날려버렸다. 미군은 이 건물에 현금 1억5000만 달러(약 1725억 원)가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거스틴 소장은 “이스라엘군에게 배운 것”이라고 인정하면서 “앞으로도 필요한 경우 ‘지붕 위의 노크’ 전술을 다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거스틴 소장은 국제연합군이 지난 1년간 IS 재정 거점 공습작전을 20회 실시해 8억 달러(약 9200억 원)어치의 현금을 없앴다고 밝혔다. 이는 미 재무부가 파악하고 있는 IS의 지난해 예산 20억 달러의 40%에 해당한다.
그동안 IS는 서방국 출신의 대원들에게 평균 600∼800달러, 시리아와 이라크 출신 대원에게 400달러씩 월급을 지불해 왔으나 서방의 자금원 차단 작전이 본격화된 이후에는 월급을 절반으로 줄였다.
돈줄이 마르면서 IS에 가담하는 외국인 수도 최근 1년 사이 최대 90%나 감소했다고 거스틴 소장은 밝혔다. 1년 전만 해도 IS에 합류하는 외국인 대원이 최대 월 2000명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10분의 1 수준인 200명 이하로 줄었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는 IS 대원이 전성기의 3만1500명에서 현재 2만5000명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IS 인원 규모를 파악하기 시작한 2014년 이래 가장 작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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