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오후(현지시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면담을 갖고 양국의 경제·외교·문화 등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관계 증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테헤란의 최고지도자 집무실에서 이뤄진 30분간의 면담에서 하메네이는 “박 대통령의 역사적인 이란 방문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김규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신정(神政)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하메네이는 절대 권력을 보유한 최고의 성직자이자 통치권자다.
이어 “한-이란이 잘 협력하면 서로에게 많은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양국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 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앞선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란은 한국으로부터 진심으로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국제 문제와 관련해 “테러와 지역의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이를 더욱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한-이란 양국이 협력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양국이 상호신뢰를 토대로 긴 호흡을 갖고 관계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보완적인 상생 협력을 추구하고 인적·문화적 교류 확대를 통해 양국 국민의 마음을 연결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이란 낙후지역 주민의 삶 향상을 위해 새마을 운동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면담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다만 북한의 우방인 이란의 최고지도자와 면담을 가진 자체가 대북 압박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면담에는 한국 측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이란 측에서는 로하니 대통령이 배석했다. 테헤란=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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