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새 유전 발굴, 6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원유부족 사태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9일 15시 50분


새 유전 발굴이 6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향후 10년 이내에 원유 부족 사태를 겪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이는 에너지 기업들이 2014년 여름 이후 계속된 유가 하락으로 새 유전 탐사를 축소한 여파라고 신문은 전했다.
유전 탐사 기업들은 지난해 28억 배럴 규모의 유전을 발굴했는데 이는 1954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최근에는 유전이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바다에서 발굴돼 원유 생산까지 7년이나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2020년대 중반까지 유전 발굴 규모는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2035년쯤에는 하루 약 450만 배럴이 부족할 것이라고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 맥킨지는 전망했다. 이 경우 원유 가격은 상승하고 미국의 셰일 오일 의존도는 더 높아지게 된다.

미국 에너지기업 슐럼베르거의 팔 키브스가드 최고경영자는 “유전 탐사와 원유 생산에 대한 투자가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이는 원유 생산 감소와 유가 상승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유 가격을 올리는 단기적 요인도 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4월 22일 기준 하루 894만 배럴로 떨어졌는데, 이는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채산성을 맞추지 못한 미국 셰일오일 기업들이 채굴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EIA는 올 한 해 동안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860만 배럴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 동결에 참여하지 않던 이란도 원유 수출이 경제 제재 이전 수준인 하루 230만 배럴까지 늘어나자 동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로크네딘 자바디 이란 석유부 차관 겸 이란 국영석유회사 사장은 5일 “제재 이전 산유량과 수출량에 도달한다면 OPEC의 산유량 제한 정책에 참여할 것”이라며 “참여 시점은 한두 달 뒤쯤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장관이 50년 만에 교체된 것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로 임명된 칼리드 알팔리 신임 장관은 “원유 정책을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반세기 만의 교체’ 자체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해 유가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허진석기자 jameshu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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