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7일 히로시마(廣島) 방문이 결정되기까지 일본에서는 7년간 공들인 히로시마 주민들이, 미국에서는 ‘2K’의 역할이 컸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2K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를 말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9년 4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제창하자 그해 6월 아키바 다다토시(秋葉忠利) 당시 히로시마 시장은 ‘핵 폐기를 요구하는 다수파’라는 뜻에서 ‘오바마 머조리티(majority)’ 캠페인을 시작했다. 또 2010년 1월 백악관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히로시마에)가고 싶다”는 답을 끌어냈다.
그의 후임인 마쓰이 가즈미(宋井一實) 시장은 2012년 11월 오바마가 재선되자 존 루스 당시 주일 미국대사에게, 이듬해 11월에는 신임 케네디 대사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거듭 요청했다.
케네디 대사는 히로시마의 최대 원군이었다. 학창 시절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오바마와 직접 대화하는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그는 3월 일시 귀국했을 때 오바마를 만나 히로시마 행을 권했다.
결정적인 힘을 실어준 사람은 케리 장관이다. 그는 지난달 11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외무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직접 찾아 헌화했다. 지난달 13일 마이니치신문에는 케리 장관과 히로시마의 인연이 소개됐다. 1984년 당시 상원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케리 장관에게 히로시마 원폭자료관장이던 고(故) 다카하시 아키히로(高橋昭博) 씨가 히로시마 방문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 답장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케리 장관 등으로부터 히로시마 방문에 대한 의견을 두루 청취한 뒤 5일 최종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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