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紙 “美동향따라 시기 조율”… 美 무력시위-주변국 반발 불가피
샹그릴라 회의 앞두고 對美 압박
중국이 동중국해에 이어 남중국해에도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를 준비 중이며 선포 시기는 미국의 중국 영토 주권에 대한 도전이 어느 정도로 이뤄지는지에 달려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가까운 소식통이 “선포 시기는 남중국해에서 미군의 배치 및 미국과 주변 국가들의 관계 등 지역 내 안보 상황에 달렸다”면서 “미군이 중국의 주권에 도전하는 도발적 행동을 지속하면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좋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 국방부도 SCMP가 보낸 서면 질의에 “방공식별구역 설정은 주권국가의 권리”라며 “선포 시기는 중국이 영공 위협에 직면했는지 영공의 안전 위협이 어떤 수준인지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중국은 일본과 영토 갈등 중인 센카쿠 열도 부근 동중국해 일대에 2013년 11월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했으나 미국 일본 등은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은 B-52 폭격기를 사전 통보 없이 중국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에 들여보내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국이 인공섬 및 군사시설 건설에 반대하며 중국과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경우 해상에 이어 하늘에서도 미중 양국이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은 아니지만 이곳에 진입하는 외국 항공기는 해당국에 미리 비행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중국이 선포할 남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은 필리핀과 베트남 등이 이미 선포한 배타적경제수역(EEZ)과도 일부 겹칠 것으로 예상돼 지역 내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SCMP는 중국의 남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 주장이 3일부터 사흘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 회의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 중국 일본 및 아시아 주변국 군 관계자들이 두루 참석하는 회의를 앞두고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는 것이다.
회의에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 쑨젠궈(孫建國)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다음 주 베이징에서 열리는 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도 중국은 미국의 남중국해에서의 잇단 도발 행위에 대해 강력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1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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