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상(우리의 국방장관)이 우리 국방장관을 만나 우리 정부가 일본에 대한 국민의 반감과 여건 미성숙 등을 이유로 체결을 꺼리고 있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제15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회의)에서 20여 분간 양자회담을 갖고 나카타니 방위상의 언급으로 GSOMIA 체결에 대한 논의를 했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GSOMIA 체결이 중요하다고 언급했지만 한 장관은 일본 측이 GSOMIA 체결을 요청할 때마다 해왔던 “GSOMIA 체결은 여건 조성이 중요하므로 한일 양국이 상호 노력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이번에도 밝혔다.
한일 양국은 2012년 이명박 정부 당시 GSOMIA를 체결키로 했지만, 우리 정부가 과거사에 대해 반성이 없는 일본 정부와 밀실에서 군사 협정을 추진한다는 논란이 빚어졌고, 이로 인해 여론의 역풍을 맞으면서 체결 직전 보류됐다. 이후 일본 방위상은 우리 국방장관을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GSOMIA 체결을 요청해왔다. 미국은 3월 한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측에 “GSOMIA를 연말까지 체결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국가 간의 협약 체결은 특정 국가가 요구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일본이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서도 GSOMIA 얘기를 먼저 꺼낼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는 한일간 북핵 미사일 정보 공유가 실시간으로 원활하게 되도록 정착시킨 뒤 생각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한미일 사이에는 북핵·미사일 분야에 한정된 군사정보(기밀)를 공유하는 정보공유약정이 GSOMIA의 대안으로 체결돼 있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을 거쳐 기밀을 공유하는 것으로 직접 주고받는 것은 아니다.
한편 이날 한일 국방장관 양자 회담에서 양국 장관은 북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한일 및 한미일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고,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대북제재의 철저한 이행이 필수적이라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양국 장관은 또 국방당국간 공조를 원활히 하기 위해 한국 국방부와 일본 방위성을 연결하는 국장급 직통전화(핫라인)를 보강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이날 나카타니 방위상은 한 장관에게 연내에 일본에 방문해달라며 재차 요청했고, 한 장관은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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