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4大臣 ‘밀실 회의’… 권력 쏠리는 日NSC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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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NSC 출범후 73회 열려… 북핵-미사일 발사때 즉각 소집
멤버 5명뿐… 속내 터놓고 논의, 아사히 “논의 내용 철저히 비밀
정책 결정과정 검증 한계” 지적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신설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일본의 외교안보정책 사령탑을 맡은 지 2년 반이 지났다. 아사히신문은 NSC의 무게중심이 지나치게 총리관저로만 쏠리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NSC의 주요 결정은 ‘4대신(大臣) 회의’에서 내려진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 등 4개 부처 장관과 아베 총리가 멤버다. 멤버라고 해봐야 5명밖에 안 되니 일만 생기면 언제든지 모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저지를 때마다 일본 정부가 청와대보다 빨리 NSC를 개최하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한국 NSC는 대통령을 의장으로 국무총리, 국가정보원장, 통일·외교·국방부 장관, 대통령비서실장,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 등 8명으로 구성된다.

한국에 비해 일본 NSC 멤버가 단출하다 보니 회의실 안에선 속내를 툭 터놓고 논의한다. 2014년까지 방위상을 지낸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중의원 의원은 “각자 속내를 말한다. 총리도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최종 판단한다”며 NSC의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NSC가 창설된 2013년 12월 이후 2년 반 동안 ‘4대신 회의’는 모두 73차례 열렸다. 월 2, 3회꼴이다. 의제는 북한 관련이 11회로 가장 많았다.

때로는 각료가 제안한 안건으로 회의가 열리기도 한다. 2013년 12월 남수단에서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을 하던 자위대가 한국군에 탄약 1만 발을 제공했는데 이를 결정한 것도 NSC였다. 오노데라 의원은 “자위대의 탄약이 다른 나라에 전달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좀 더 큰 시야에서의 판단이 필요했다”고 회고했다.

NSC 지원 조직은 약 70명의 관료로 구성된 국가안전보장국(NSS)이다. 수장(首長)인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장은 아베 총리의 최측근이다. 외국 정상들도 야치 국장과 교섭하면 아베 총리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알고 접근해 오기도 한다.

야치 국장은 지난해 한국과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협의나 2014년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한 합의문서 작성 등 중요한 외교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상대국과 물밑 교섭을 벌였다. 관저가 중심이 돼 방향성을 미리 정하고 총리 측근이 교섭에 나서는 방식이다. NSC의 전 멤버는 “일본에서 외교와 방위는 각 부처가 아니라 총리관저 주도로 행하는 체제가 완성됐다”고 말한다.

NSC 회의에는 총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자위대 제복조 수장인 통합막료장도 출석할 수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 같은 NSC 운용의 문제점으로 기밀주의를 지적했다.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정책 결정 과정의 검증이 어렵다는 것이다. NSC 회의가 끝난 뒤엔 스가 관방장관이 정례회견에서 그날 논의된 의제를 설명할 뿐 다른 참가자들은 일절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 학계에서는 “주제에 따라 사후 검증을 위해 내용을 공개하고 국회나 언론, 학계의 논의에 부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아베#nsc#밀실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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