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 “中 철강생산 줄여라” 직격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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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전략경제대화]
반덤핑 관세 부과 강경기조 재확인… 中 “성장 공헌땐 침묵하더니” 반박

미국과 중국은 경제와 통상 현안에서도 기존 태도에서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제이컵 루 재무장관이 대중(對中) 공격의 선봉에 섰다. 루 장관은 2일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대상국’으로 지정하며 사실상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금융기관 제재 카드를 마련한 당사자다.

루 장관은 6일 전략경제대화 개막식에서 “중국은 세계무역 질서를 왜곡하고 해를 끼치는 철강 과잉 생산을 지금보다 더 줄여야 한다. 중국의 과잉 생산으로 인한 저가 공세가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중국산 냉연강판에 522%, 중국산 내부식성 철강 제품엔 45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전면 금수(禁輸) 조치를 내릴 수 있는지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이날 전략경제대화의 ‘거시경제·정책회의’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이 세계경제 성장에 공헌할 때는 아무 말 않더니 이제 와서 중국의 과잉 생산을 지목한다”며 루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어 “중국은 지난해 9000만 t의 철강 생산량을 감축했고 앞으로도 감산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은 중앙계획 경제가 아닌 데다 철강 생산량에서 민영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2%에 달해 계량화된 수치로 감산을 강제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세계경제 질서를 쓰게 할 수는 없다”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적극 추진하는 등 중국의 경제 굴기(굴起)에 맞서 왔다. 중국이 대미 수출을 위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면서 5년여 만에 위안화 환율을 최저치로 낮춘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왔으며 이날 루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침을 고수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철강 등 자국 제품에 부당하게 반덤핑 관세를 매겨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중국 측 대표인 왕양(汪洋) 부총리는 이날 개막식에서 미국과 양자 간 투자협정(BIT)의 조속한 체결을 위해 중국 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세 번째 ‘네거티브 리스트(수입제한 품목 표)’를 다음 주 미국에 제시하겠다고 밝혔다고 써우후(搜狐)재경이 전했다. 3차 네거티브 리스트 교환에서 미중 양국이 견해차를 좁히면 미중 간 BIT 체결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커진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전략경제대화#반덤핑#철강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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