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6일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AP통신의 집계결과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와 푸에르토리코 경선에서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주)을 제압함으로써 매직넘버 2383명(전체 대의원의 과반수)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2월 1일 아이오와 주에서부터 경선을 시작한 이래 127일만이다. 이로써 오는 11월 8일 열리는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민주당 힐러리 전 장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당초 클린턴 전 장관은 7일 가장 많은 546명의 대의원이 걸린 캘리포니아주를 포함한 6개 주 경선이 끝나야 대선후보로 확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과반에 23명 부족한 대의원이 6개 주 경선에서 충족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5¤6일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푸에르토리코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43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일반 대의원 숫자 1812명을 확보했고 경선 레이스 전 이미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선언해둔 당연직 슈퍼대의원 571명이 의사를 번복하기를 거부함에 따라 하루 일찍 매직넘버 달성에 성공했다. 슈퍼대의원은 프라이머리(예비투표)나 코커스(당원대회)의 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자유의사에 따라 표를 던질 수 있는 주지사, 상원의원, 전직 대통령 등 당내 거물급 인사를 말한다.
클린턴 전 장관은 AP의 매직넘버 도달 보도가 나온 뒤 “뉴스에 따르면 우리가 역사적 순간을 맞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샌더스 의원이 확보한 대의원 수는 1569명(슈퍼대의원 48명 포함)에 그쳤다. 샌더스 의원이 7일 6개 주 경선 후 패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패배를 인정할지, 7월 25일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완주를 고수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클린턴 전 장관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주요 정당의 여성 대선후보가 됐다.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해 당시 ‘검은 돌풍’을 앞세운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에게 고배를 마셨던 클린턴 전 장관은 8년 만에 대권 도전의 꿈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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