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소총서 패션-드론으로… 러시아 군수업체 칼라시니코프, 사업다각화 ‘장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8일 03시 00분


서방의 러 경제제재로 경영난… 신사업에 매출 20% 할당 활로찾기

AK-47 소총 제조회사 칼라시니코프가 한정판으로 제작한 티셔츠. 사진 출처 러시아 비욘드 더 헤드라인스
AK-47 소총 제조회사 칼라시니코프가 한정판으로 제작한 티셔츠. 사진 출처 러시아 비욘드 더 헤드라인스
러시아에 대한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로 경영난에 시달리던 러시아의 AK-47 소총 제작회사인 칼라시니코프가 패션, 무인항공기(드론), 모터보트 등 사업다각화에 나섰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 보도했다.

개발자 미하일 칼라시니코프의 이름인 ‘칼라시니코프’라 불리는 AK-47은 1947년 처음 제작돼 저렴한 가격과 편의성으로 1억 정 이상 팔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자동 소총이다. 러시아, 아랍국가, 북한 등의 주력 개인 화기로 최근에는 테러범들도 자주 사용한다. 칼라시니코프는 1807년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1세가 세운 총기 공장이 모태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임직원 5116명, 매출액 1억3530만 달러(약 1610억 원)인 군수 기업이다.

미국과 EU는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 침공,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 등이 발생하자 러시아에 대해 금융, 방위, 에너지 등 경제 제재를 단행했다. 경제 제재로 2013년까지 전체 매출액의 40%를 미국 민수용 총기 시장에서 벌어들이던 칼라시니코프에는 비상이 걸렸다.

칼라시니코프와 지주회사 로스테흐는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바실리 브롭코 로스테흐 전략담당 임원은 “사업 분야를 철에서 지식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칼라시니코프는 장기 전략을 세워 2020년까지 전체 매출액의 80%는 기존 군수 분야에, 나머지 20%는 드론, 모터보트 등 신사업에 할당했다. 총기 제작도 군용뿐만 아니라 민간용, 경기용 등 비군사적인 용도의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칼라시니코프는 패션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군복을 소재로 한 ‘밀리터리룩’을 기본으로 아웃도어 중심의 의류 브랜드를 9월 선보인다. 연말까지 의류 매장 60곳을 연다. 블라디미르 드미트리예프 마케팅 총괄 임원은 “세계적인 건설 및 광산용 장비 제조 기업인 캐터필러와 스포츠 자동차 제작회사인 페라리 등 거대 브랜드들도 전체 수익의 10%가 브랜드와 관련된 패션, 기념품 등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러시아 군수업체#칼라시니코프#패션#드론#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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