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 위생용품 브랜드가 생리대 광고에 ‘붉은 피’를 처음으로 직접 노출시켰다. 그동안 일부에게 불쾌함 등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피를 직접 노출하는 생리대 광고는 없었다. 흡수율을 보여주기 위해 파란색 시약을 이용해 깨끗함을 강조할 뿐 ‘생리대의 진실’은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한 브랜드는 영국 여성 위생용품 브랜드 ‘보디폼(Bodyform)’이다.
이 브랜드는 지난 2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달리기·권투·발레·산악자전거·하이킹·스케이트보딩·등산·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여성의 모습이 담긴 ‘레드핏(Red.Fit)’ 광고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여자들은 운동 중 부상으로 손과 발, 다리, 얼굴에 피가 흐르지만 운동을 끝까지 멈추지 않는다.
또 눈에 띄는 점은 ‘생리대’ 광고에서 생리대와 여성의 ‘미소’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자들에게선 기존 생리대 광고에서 보였던 편안한 표정보단 고통을 이겨내려는 강인함이 돋보인다.
그리고 이 광고는 “어떤 피도 우리를 멈춰 세울 수 없다(No blood should hold us back)”라는 문구와 함께 끝이 난다.
앞서 보디폼 측은 이번 광고 캠페인 영상 제작 계기에 대해 “최근 생리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운동하는 여성 중 41.7%가 생리 중 운동이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생리가 운동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는 많지 않다”며 “이런 생각은 오히려 여성의 적극적인 활동을 막을 수 있고 생리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광고는 여성성의 상징이면서도 오래도록 터부시됐던 생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광고로 호평을 받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sneaky dog****은 “보디폼이 생리 혈이 파란색 시약이 아니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렸다”라고 평했고 또 다른 이용자 ricki wh***는 “이 광고는 현실적인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본 생리대 광고 중 최고다”라고 밝혔다.
자신이 남자라고 밝힌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 Jam**은 “내가 생리대 브랜드 ‘보디폼’을 트윗할 줄 이야. 얼마나 멋진 광고인가”라는 글을 남겼다.
한편 보디폼은 지난 2012년 10월 한 남성이 “당신들(보디폼)은 우리 모두에게 수년 동안 거짓말을 했다. 생리대 광고는 ‘행복한 생리 기간’을 묘사하는데 여자친구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 그 기간엔 즐거움도 없고, ‘파란색 물’도 없다. 여자친구는 그 기간만 되면 평소 사랑스러운 모습에서 180도 돌변한다”고 불만을 제기한 것에 대해 영상으로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놔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보디폼 측은 “당신의 글을 잘 읽었다”면서 “죄송하다. 우리가 거짓말을 했다. 세상에 ‘행복한 생리 기간(happy periods)’라는 것은 없다”며 자신들의 ‘하얀 거짓말’에 대해 인정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 1983년 여성의 진짜 생리 모습을 보여주고 남성의 반응을 살핀 실험을 한 적이 있다. 남성들의 반응은 정말 좋지 않았다. 생리의 진실을 실제로 보게 하고 싶지 않았다”면서 “당신이 우리를 용서할 마음의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개성 있는 답변을 내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