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20분 가량 머물다가 나가… 같은 시간 러 군함도 진입 공조 의혹
日 강력 항의에 中 “수용 불가”
중국 군함이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의 접속수역(영해기선에서 12∼24해리·약 22∼44km)에 진입해 일본에 비상이 걸렸다. 접속수역은 영해 바로 바깥 수역이다. 그동안 중국 해경선들은 여러 차례 진입한 적이 있었으나 중국 군함의 진입은 처음이다.
러시아 군함도 중국 군함이 진입한 시간과 비슷한 시간에 센카쿠 접속수역에 진입해 중-러가 미일 동맹에 맞서 군사공조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늘 0시 50분경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우리나라의 접속수역에 진입한 중국 해군 장카이(江凱)Ⅰ급 프리깃함 1척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배는 센카쿠 열도의 구바(久場) 섬 북동쪽 접속수역에 진입해 2시간 20분가량 항해했으며 오전 3시 10분경 다이쇼(大正) 섬 북서쪽에서 접속수역을 이탈했다.
영해와 인접한 접속수역은 주권이 행사되진 않지만 연안국이 범죄 예방을 위한 선박 검사 등을 할 수 있는 지역이다. 군함의 접속수역 통행은 국제법상 문제는 없다.
중국 군함의 센카쿠 접속수역 첫 진입에 일본 외무성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퇴거 요구에도 중국 군함이 물러가지 않자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사무차관은 이날 오전 2시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해 “센카쿠는 일본 고유의 영토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청 대사는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영토다. 일본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긴장감을 일방적으로 높이는 행위를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러시아 해군 구축함 3척은 8일 오후 9시 50분경 센카쿠 열도의 구바 섬-다이쇼 섬 인근 접속수역에 진입해 9일 오전 3시 5분경 빠져나갔다. 스가 관방장관은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군함의 움직임이) 연동돼 있는지 조사 중이며 정세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해 연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러시아에도 외교 루트를 통해 필요한 주의 환기를 시켰다”고 덧붙였다.
중국 해군의 접속수역 진입을 두고 일본이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며 이슈화를 시도한 것에 반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 해군 함정이 관할권을 가진 해역을 항행하는 것은 이치에 맞고 합법적인 일”이라며 “어떤 나라도 여기에 경솔한 발언을 할 권리는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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