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나체사진을 담보로 여대생에게 대출을 해주는 고리대금업이 성행하고 있다고 영국 BBC, 싱가포르의 영자 매체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 등이 현지 매체를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 등에 따르면 사채업자들은 급전이 필요한 여대생을 상대로 알몸 사진을 담보로 최대 15만 위안(약 267만 원)까지 빌려 준다. 처음 적용하는 금리는 연 30% 수준이다.
사채업자는 돈을 빌려간 여대생이 상환 기일을 지키지 못하면 금리를 1주일에 30%로 올리고 담보로 확보한 알몸 사진을 온라인에 유포한다. 심한 경우 성폭행 위협까지 한다.
리리(가명)라는 여대생은 “고리대금업자들은 여대생에게 돈을 빌려 줄 때 신분증·학생증을 들고 찍은 알몸 사진과 가족 정보 등의 제출을 요구한다”며 “많은 학생이 그들에게 알몸 사진을 건네고 돈을 빌린다”고 설명했다.
리 씨는 지난 2월 사업을 위해 고리대금업자에게서 500 위안(약 8만9000원)을 빌렸다. 하지만 만기 상환을 놓쳐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 막다 보니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 순식간에 5만5000위안(약 977만 원)이 됐다. 1주일에 30%(연 1560%)에 달하는 살인적인 금리 탓이었다.
결국 리 씨의 누드는 온라인에 공개됐다. 그녀가 학생증을 손에 들고 찍은 누드 사진이 부모에게도 전달됐다. 리 씨와 부모는 해당 사채업체를 경찰에 신고했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중국에선 은행의 문턱이 높고 지하금융이 성행해 일반 시민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사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 기반을 둔 한 변호사는 “알몸 사진 유출은 심각한 사생활 침해”라며 “피해자들은 경찰에 신고하거나 소송을 통해 법정이율만 내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국은 리 씨와 비슷한 피해자가 꽤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이 같은 대출방식은 불법이며 사채업자는 물론 대출자도 처벌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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