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가진 러시아 정부 소속 해커들이 미국 민주당전국위원회(DNC)의 전산망에 침투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관련 자료를 탈취해 갔다. 러시아 정부는 해킹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14일 코드네임이 각각 ‘코지 베어’와 ‘팬시 베어’인 두 개의 러시아 해킹그룹이 지난해 여름부터 DNC 서버에 침투해 공화당 대선 예비주자들의 각종 파일을 훔쳐갔다고 보도했다. 이 자료들은 DNC가 대선에 대비해 정보 공개 절차에 따라 입수한 것으로 납세·법무 등 민감한 자료도 포함돼 있었다.
러시아 해커들은 백악관과 국무부, 합동참모본부도 노렸으나 트럼프 등 공화당 대선 주자들에 대한 분석 자료들이 저장된 DNC 분석팀 서버 침투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 해커들은 DNC 데이터베이스와 온라인 통신 내용 등 비밀 자료도 함께 빼갔으며 정책, 정치 캠페인 전략, 외국인 정책 계획 등에 대한 정보를 집중적으로 엿봤던 것으로 드러났다. CNBC는 트럼프에 대한 DNC의 비판적 분석 자료가 유출됐다고 전했다.
미 언론들은 이 정보들이 대선 본선 국면에서도 공개되기 어려운 민감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앞으로 러시아 측에 의해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해킹 조사를 담당했던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코지 베어와 팬시 베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능력이 뛰어난 해킹 그룹으로 실력과 보안 능력이 뛰어나다”며 “사실상 러시아 정부의 사이버팀”이라고 말했다.
두 해킹그룹은 과거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중국, 일본 등지에서 방산업체, 우주항공, 에너지를 포함한 다양한 산업군을 공격해 왔다. 코지 베어는 지난해 미 백악관과 미 국방부 네트워크에 침투한 전례도 있다. 앞서 미국 국가정보국 국장 제임스 클래퍼는 지난달 “사이버 공격자들이 대통령 선거를 표적으로 하고 있으며 사이버 첩보를 목적으로 한 공격은 나날이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DNC 해킹 보도가 나간 직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은 “러시아 정부나 정부 기관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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