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퇴 현실화땐 일자리 50만개 사라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0일 03시 00분


[브렉시트 투표 D-3]브렉시트 투표 최대이슈는 이민자-경제 정책

잔류냐 탈퇴냐 돼지의 선택은? 13일 영국 데번 주 벅패스틀리의 페니웰 농장에서 돼지 
3마리가 유럽연합(EU)기 아래 구멍을 향해 달리고 있다. 농장 주인인 크리스 머리 씨는 지난해 5월 총선에서 돼지 경주를 이용해
 결과를 맞혔다. 이날 열린 영국의 EU 탈퇴 돼지 경주에서 돼지 3마리가 영국의 EU 잔류를 의미하는 EU기로 향했고 한 마리는
 영국 국기를 선택했다. 사진 출처 유튜브
잔류냐 탈퇴냐 돼지의 선택은? 13일 영국 데번 주 벅패스틀리의 페니웰 농장에서 돼지 3마리가 유럽연합(EU)기 아래 구멍을 향해 달리고 있다. 농장 주인인 크리스 머리 씨는 지난해 5월 총선에서 돼지 경주를 이용해 결과를 맞혔다. 이날 열린 영국의 EU 탈퇴 돼지 경주에서 돼지 3마리가 영국의 EU 잔류를 의미하는 EU기로 향했고 한 마리는 영국 국기를 선택했다. 사진 출처 유튜브
23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 유권자들은 이민과 경제 이슈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여론조사기관 입소스모리가 11∼13일 성인 1257명을 대상으로 브렉시트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이슈를 조사한 결과 33%가 영국 유입 이민자를, 28%가 영국 경제를 꼽았다. 독자적인 법규 제정(12%)과 공공복지·주택(11%), 일자리(8%), 복지체계 비용(7%), EU 무역(6%), EU 여행(5%) 등 다른 이슈들도 대부분 이민이나 경제와 관련된 것이었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영국의 이민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순이민자는 33만3000명으로 1975년 통계 작성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전체 순이민자 수를 10만여 명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탈퇴론자들은 이민 증가를 막으려면 ‘이동의 자유’를 핵심 가치로 삼는 EU에서 떠나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2년 내 일자리가 50만 개 사라지고 국내총생산(GDP)은 3.6% 줄며 가구당 연 4300파운드(약 720만 원)의 소득을 잃게 될 것으로 영국 정부는 추산했다. 영국 파운드의 가치 하락도 예상된다. 런던 소재 태턴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CEO)인 로타 멘텔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파운드 가치는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렉시트 때 영국 정부는 EU 회원국들과의 추가 협상을 통해 경제적 충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블룸버그가 내놓은 ‘브렉시트 이후 100일 시나리오’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6월 말 EU 정상들과 정상회담을 갖고 EU의 기본조약인 ‘리스본조약 50조’를 처음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려면 리스본조약에 따라 나머지 27개 EU 회원국과 2년 동안 관세, 이동 자유 등을 놓고 협상을 벌여야 한다. 2년 동안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영국은 EU에서 자동으로 탈퇴된다. 다만 협상 기간은 다른 회원국들의 동의를 얻어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절차를 마치는 데는 이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최근 “2년 내에 협상을 마쳐도 비준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27개 EU 회원국과 EU 의회가 모든 결과를 승인하는 데 최소 5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영국이 EU와 맺을 새 무역협정 방식은 노르웨이와 스위스, 캐나다 모델이 거론된다. 노르웨이는 스위스,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과 함께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회원 4개국 중 하나다. EFTA는 EU와 유럽경제지역(EEA) 협정을 맺어 EU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EEA는 상품과 사람·서비스·자본의 자유 이동이 핵심이다. 스위스는 EFTA 회원국이지만 EEA에 가입하지 않고 EU와 양자협정을 직접 벌여 EU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문제는 노르웨이, 스위스 모두 EU 국가들과 자유롭게 사람들이 이동하도록 허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이민자 유입을 꺼린다. 이 때문에 브렉시트 찬성론을 이끄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은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면서도 국경은 통제하는 캐나다 모델을 제시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브렉시트#탈퇴#일자리#이민자#경제 정책#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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