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大 후보 선택, 양심에 맡기자” 일부 대의원 ‘의무조항’ 개정 추진
트럼프 지지율 테러 후 소폭 하락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7월 18∼21일)를 한 달 앞두고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를 주저앉히려는 움직임이 다시 일고 있다. 트럼프가 자신과 관련된 트럼프대 사기 의혹 사건을 심리 중인 멕시코계 연방판사를 ‘인종 편향적’이라고 막말을 퍼부은 데 이어 플로리다 주 올랜도 총기 테러에 대해서도 부적절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CNN 등 미국 언론은 콜로라도 주 공화당 대의원인 켄들 언루를 주축으로 하는 대의원 수십 명이 전당대회에서 이른바 ‘양심 조항(Conscious Clause)’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주별 경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지역의 대의원들은 전당대회에서 반드시 트럼프를 찍어야 한다. 경선 결과에 따라야 한다는 의무 조항 때문이다. 하지만 반(反)트럼프 진영은 양심 조항을 신설해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다른 대선 후보를 지지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한다.
언루는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지금 전국적 저항이 일어나고 있다. 내 의견에 동참하는 대의원들은 ‘트럼프만 아니면 누구든 좋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일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17일 NBC 인터뷰에서 “나는 누구에게 스스로의 양심에 반해 뭘 하라고 절대 말하지 않는다”고 말해 이런 움직임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숀 스파이서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보국장은 같은 날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는 16명 후보를 꺾었고 공화당 역사상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주자”라며 “공화당 규칙위원회를 통해 트럼프를 약화시키려는 모든 논의는 어리석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도 18일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가진 연설에서 “공화당원들이 결집하지 않는다면 모금을 중단하겠다”며 당내 반대 기류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올랜도 테러 이후 트럼프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일부 익명 기반의 조사에선 여전히 강세다. 트럼프를 지지하면서도 남의 시선을 의식해 공개적으로는 표명하지 않는 ‘침묵하는 다수’가 있다는 뜻이다.
18일 정치 전문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트럼프의 지지율은 테러 전날인 11일 39.2%에서 16일에는 38.3%로 떨어졌다. 같은 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의 지지율은 43.7%에서 44.1%로 소폭 상승했다. 17일 공개된 그라비스의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지지율은 51%, 트럼프는 49%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익명성이 보장된 온라인투표에선 강세였다. 뉴저지 주의 인터넷 매체인 ‘엔제이닷컴’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18일 현재 1만7000여 명이 참가해 48.2%가 트럼프를, 38.8%는 클린턴을 지지했다. 무려 10%포인트가량 트럼프가 높은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