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XIT/ 英 EU 탈퇴 글로벌 쇼크]영국 내 EU 출신 근로자 수 220만 명
브렉시트 찬성 英보수당 지지층… 속마음 잘 안드러내는 ‘샤이 토리’
콕스의원 피살로 여론 악화되자… 찬성파들 정반대 응답 가능성도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는 23일(현지 시간) 브렉시트 투표 당일 투표자 4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U 잔류가 52%, 탈퇴가 48%였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의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 역시 잔류(54%), 탈퇴(46%)로 나왔다. 하지만 실제 개표 결과는 이와 정반대였다.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지난해 총선에 이어 이번 브렉시트 국민투표까지 세 번 연속 영국 여론조사기관의 조사 결과가 모두 빗나갔다. 우리나라에서도 4·13총선 직전 실시했던 각종 여론조사가 실제 투표 결과와 전혀 다르게 예측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영국과 우리나라의 여론조사 기법이 크게 다르지 않아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여론조사를 대하는 응답자들의 심리적인 상태 등이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에선 ‘샤이 토리(shy tory·조용한 보수당)’ 법칙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영국 총선을 포함해 1992년 총선 이후 대체로 선거 때 여론조사보다 투표장에 보수 지지층이 더 많이 나왔다. 이번에도 노동당 지지층보다 보수당 지지층이 브렉시트 찬성 비율이 높은 만큼 ‘샤이 토리’ 법칙에 따라 브렉시트 찬성표가 더 많이 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극우주의자의 손에 피살된 조 콕스 하원의원 사건 발생 이후 여론이 역전된 점도 예측과 실제 결과가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콕스 피살 사건 이후 여론조사 응답자들이 자신의 투표 성향과는 반대로 응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를 찬성한 범인 때문에 여론이 악화되자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이 진심을 드러내지 않아 이들의 의사가 여론조사에서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배 본부장은 “영국에서도 집전화와 휴대전화, 그리고 일부 조사에서는 온라인 여론조사까지 섞어서 실시하기도 한다”며 “단순하게 찬반을 묻기보다는 결국 응답자의 숨은 의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정교한 질문 구성, 대표성 있는 표본 확보 노력 등이 수반됐다면 여론조사의 예측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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