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으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지만 만면에 희색이 가득한 러시아는 표정 관리에 바쁘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 다양한 이슈를 놓고 EU와 대립각을 세워 왔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합병하자 EU는 대(對)러 제재를 시작했다. 하지만 유럽 내 군사강국인 영국이 EU 탈퇴의 길을 선택함에 따라 유럽 집단안보 체제에 ‘힘의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영국의 탈퇴는 러시아에 대한 EU의 압박이 약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더글러스 팔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부회장은 “영국의 탈퇴로 약해지고 분열된 유럽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뜻하지 않은 선물”이라며 “러시아가 시리아를 지지하고 우크라이나를 장악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러 미국대사를 지낸 외교전문가 마이클 맥폴도 24일 트위터를 통해 “오늘 사건은 푸틴 대외정책의 큰 승리다. 그가 브렉시트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니지만 이로부터 이득을 얻었다”고 논평했다.
어부지리를 얻은 푸틴 대통령은 기쁜 내색을 감췄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가 EU의 러시아 제재 정책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는 영국의 국민투표 과정에 일절 개입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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