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에도… 美공화 거물들 속속 ‘反트럼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7일 03시 00분


[브렉시트 쇼크]아미티지 등 외교전문가들 이어 대표적 경제통 폴슨도 “힐러리 지지”
“포퓰리스트가 美 위대한 정당 납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70) 대신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는 공화당 거물급 인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헨리 폴슨(70·사진)은 25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클린턴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회사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폴슨은 공화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폴슨은 기고문에서 “우리는 포퓰리스트(인기영합주의자)가 미국의 위대한 정당 중 하나를 납치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정당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모두 함께 ‘트럼프는 안 된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클린턴에게 표를 던질 예정이라며 “클린턴이 미국인들을 하나로 모아 경제와 환경을 더 좋게 만드는 데 필요한 일들을 잘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화당 내 주요 인사들 사이에선 트럼프의 인종주의적 이민정책과 자유무역협정(FTA) 무효화 같은 경제정책,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무용론 등의 외교정책을 놓고 시대착오적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 내 외교안보통으로 꼽히는 유명 인사들 중 다수가 클린턴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외교 안보 요직을 맡았던 리처드 아미티지, 아버지 부시 정부 시절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지낸 브렌트 스코크로프트도 클린턴 지지를 선언했다.

한편 퓰리처상 논평 부문 수상자인 미국의 보수 논객 조지 윌이 공화당 탈당을 선언했다고 보수 성향의 인터넷매체 PJ미디어가 24일 보도했다. 윌은 “트럼프가 패배하게 만들자. 이를 악물고 4년 후 백악관을 되찾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클린턴을 찍을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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