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처이자 김정남의 생모인 성혜림의 묘가 거의 방치되다시피한 상태로 파악됐다고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이하 RFA)이 30일 보도했다.
성혜림은 지난 2002년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사망한 뒤 모스크바 근교 트로예쿠롭스코예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RFA는 최근 이곳을 둘러봤다는 러시아 언론인 올레크 키리야노프(Oleg Kiriyanov)의 블로그 글과 사진을 인용해 성혜림의 묘소가 사실상 방치된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 2일 작성된 키리야노프의 블로그 게시물에 따르면 성혜림의 무덤 주변에는 나뭇가지와 나뭇잎이 쌓여있고 봉분에는 잡초들이 길게 자라있는 등 벌초 흔적이 없다.
하지만 시들지 않은 붉은색 꽃 네 송이가 무덤 앞에 가지런히 놓여 있어 최근 누군가가 이곳을 방문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성혜림의 묘비에는 한글로 ‘성혜림의 묘’라는 글씨와 생존시기(1937.1.24~2002.5.18)가 새겨져 있으며 묘비 뒷부분에는 ‘묘주 김정남’이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키리야노프는 “성혜림의 묘가 러시아 양식과 확연히 구분되는 북한식으로 조성됐지만 그리 화려해 보이지 않았다”며 “묘비 정면이 동쪽을 향하고 있었다. 서쪽을 향한 주변의 다른 러시아인 묘와 구별된 이 한가지를 제외하곤 두드러지는 점이 없어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RFA는 방치되다시피 한 성혜림의 묘에 대해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뒤 국외를 떠돌고 있는 김정남이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먼 이국땅에 묻혀 쓸쓸히 방치된 생모의 운명과 묘하게 맞닿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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