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직경 500m로 세계 최대 크기의 우주 전파망원경 설치 공사를 3일 마무리해 우주 강국을 향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중국과학원 국가천문대는 이날 오전 10시 47분경 ‘톈녠(天眼·하늘의 눈)’으로 이름 붙여진 전파망원경 ‘FAST(Five hundred Aperture Spherical Telescope)’의 반사면을 구성하는 4450개의 소형 반사경 중 마지막 조각을 설치해 5년여의 건설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현지에서 건설 완공 기념식도 열렸다.
FAST가 설치된 구이저우(貴州) 성 핑탕(平塘) 현 커두(克度) 진 진커(金科) 촌은 1994년 처음 망원경 설치 지역으로 선정될 때만 해도 움푹한 분지에 몇 채의 민가와 논밭이 있던 산골 오지였으나 우주의 신비를 탐색하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FAST의 면적은 축구장 30여 개에 해당하는 약 25만㎡에 이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푸에르토리코에 보유한 아레시보 망원경(직경 305m)보다 2배가량 크다. 건설비만 약 12억 위안(약 2060억 원)이 투입됐다.
FAST는 9월 초부터 우주 전파 탐지활동을 시작한다. 천문대 측은 우주의 탄생과 진화 그리고 우주의 유기 물질이 내보내는 독특한 전자파를 감지해 우주간 통신 신호나 외계 생명의 존재 여부에 대한 탐색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쟝샤오녠(張曉年) 중국과학원 국가천문대 부천문대장은 “앞으로 20년간 FAST는 세계 최고의 설비의 지위를 차지하면서 중국 과학자들이 많은 성과를 낼 것”이라며 “FAST는 앞으로 인류가 가장 멀리, 가장 뚜렷하게 보는 망원경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FAST는 이론상으로 우주 공간의 137억 광년 밖의 전파를 받을 수 있어 ‘우주 변두리’의 전파도 포착할 수 있다고 홍콩 다궁(大公)망은 4일 보도했다. 면적이 280㎟에서부터 1319㎟까지 각각 다른 16가지의 작은 반사경 4450개가 조립된 FAST는 관찰하는 천체의 움직임에 따라 직경 300m 크기의 반사면이 마치 물체를 주시하는 안구처럼 수시로 움직이면서 관찰하는 기능도 있다. 쟝샤오녠 부천문대장은 “FAST는 기존의 아레시보 망원경보다 종합 탐지 능력이 10배는 올라갈 것”이라며 “장차 달 표면에서 사람이 휴대전화 거는 소리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문 BBC 방송 인터넷판은 “2021년 우주 정거장 건설과 2036년 우주인 달 표면 착륙 등과 함께 중국의 우주 강국의 꿈을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FAST의 의미를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국의 우주 계획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우주굴기 포부 아래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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