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로 다가온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이른바 ‘개헌세력’이 헌법개정안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산케이신문은 5일 후지TV계열인 FNN과 함께 전국 선거구 종반 판세를 점검한 결과 자민 공명 오사카유신회 ‘일본의 마음을 소중히 하는 당’ 등 개헌세력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헌법 개정은 중·참 양원 각 3분의 2 이상 발의와 국민투표에서의 과반수 찬성으로 이뤄진다. 자민 공명 연립여당은 중의원에서는 이미 3분의 2를 확보하고 있으나 참의원에선 그러지 못했다. 6년 임기인 참의원 242석은 3년마다 절반씩 새로 선거를 치르며 이번 선거에서는 121개 선거구에서 새 의원을 뽑는다.
신문은 판세분석 결과 중간치를 기준으로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은 59석, 공명당은 12석, 오사카유신회는 7석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일본의 마음을 소중히 하는 당’을 포함해 개헌세력으로 분류되는 4개 당의 의석수는 이번에 선거를 치르지 않는 기존 의석을 더해 정확히 참의원 전체 의석수의 3분의 2인 162석이 된다.
여기에 자민당은 이번에 27년 만에 참의원 단독 과반 의석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선거전 중반인 지난달 24일자 각 언론사 조사에서도 개헌세력이 3분의 2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결과가 일제히 나왔다.
개헌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비롯한 일본 보수 세력의 숙원이다. 아베 총리는 “임기 중에 개헌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누차 밝혔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아베 총리는 9월 임시국회부터 헌법심사회를 가동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자민당은 2012년 전쟁 포기와 군대보유 금지를 규정한 현행 평화헌법 제9조 개정을 핵심으로 하는 헌법개정안을 내놓은 상태다. 이번 참의원 선거 결과가 예상대로 나올 경우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개헌으로 가는 길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양원에서 개헌안이 발의되면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데 그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개헌 찬성보다는 반대 의견이 많은 편이다. 1~3일 NHK가 실시한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에서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27%, ‘필요 없다’는 의견은 34%로 나타났다.
아베 총리는 개헌 저지선 확보를 주장하는 야당의 선거전략을 의식해 개헌을 숨기고 아베노믹스에 대한 평가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으로 일관해 왔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일본인 7명이 희생된 방글라데시 테러 등 해외 요인이 겹치며 국민들의 안정 추구 심리가 커진 것도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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