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휴직 중인 홍기택 투자위험관리 담당 부총재(CRO)의 후임 선발 공고를 곧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홍 부총재는 올 2월 임명된 지 5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6일 “AIIB가 우리 정부에 공식적으로 통보하진 않았지만 이르면 다음 주에 새 부총재 모집 공고를 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진리췬(金立群) AIIB 총재도 이날 외신 인터뷰에서 “부총재 자리를 신속히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적합한 인물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는 고도의 전문성과 직업윤리를 갖춘 인물을 찾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진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불미스러운 일로 휴직한 홍 부총재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홍 부총재가 대학교수와 KDB산업은행 회장을 지낸 것 외에는 이렇다 할 국제금융 관련 경력이 없는 데다, 대우조선해양 등 부실기업 구조조정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홍 부총재 후임도 한국인이 맡을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홍 부총재가 중국 측의 비공식 요구에 따라 사실상 타의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한국보다 지분이 많은 러시아(6.66%·3위) 등이 부총재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자리를 지킬지 여부는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의 반대를 뿌리치며 37억4000만 달러(약 4조3514억 원)를 내고 AIIB에 가입해 부총재 자리를 따냈다. 현재 한국 외에 독일 인도 영국 인도네시아 등이 부총재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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