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의 방침에 기초해 정부 전체가 전진하도록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해 왔다. 내게 힘이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복심’으로 불리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68) 관방장관이 7일로 재임 1290일을 맞아 ‘최장수 관방장관’이 됐다. 관방장관은 한국으로 치면 대통령 비서실장 겸 대변인으로 ‘실질적인 내각의 2인자’로 꼽힌다.
스가 장관은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아베 총리 뒤에서 성실하게 내각을 챙기는 스타일이다. 어느 파벌에도 속하지 않은 객관적 위치에서 위기관리 능력과 균형감각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베 총리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으며 장수하는 비결도 여기에 있다. 스가 장관은 당초 일본 정계에서 눈에 띄는 존재는 아니었다. 세습의원들이 즐비한 일본 정계에서 그는 아키타(秋田) 현의 농가 출신이라는 소박한 이력을 갖고 있다. 고교 졸업 후 도쿄로 상경해 골판지 회사에서 일했다. 학비가 싸다는 이유로 호세이대(法政大)에 진학해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어 졸업했다.
아베 총리와 ‘동지적 관계’를 맺게 된 것은 2002년 북한 만경봉호 입항 금지를 함께 추진하면서부터다.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것에 둘은 의기투합했다. 아베 총리는 2006년 첫 집권 후 그를 총무상에 임명했다. 1년 만에 건강문제를 이유로 그만둔 아베 총리를 다시 설득해 2012년 총리직에 재도전하게 만든 것도 그였다. 지금은 ‘총리와 2인3각으로 정권전략을 짠다(아사히신문)’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실세 중의 실세가 됐다.
그는 인사권을 무기로 정부 각 부처를 틀어쥐고 정책을 주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중의원 해산 여부를 놓고 아소 다로(麻生太郞) 재무상에 맞서는 강단을 보였고 결국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켰다. 아베 총리만큼 이념지향이 강하지 않고 현실적이어서 외부에서 아베의 폭주를 우려하는 이들도 “스가가 있는 한은 괜찮다”고 말할 정도다. 스가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아베 정권 각료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교도통신은 “참의원 선거 후에도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