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中인공섬에 美구축함 3척 근접항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8일 03시 00분


12해리 영해 바짝 접근… 긴장 고조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 섬 바로 코앞까지 미국 해군이 은밀하게 순찰 작전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중국이 필리핀 등 인근 나라들을 위협하며 해당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반대하는 미국이 군사적인 경고 행동에 나선 것이다.

미 해군 전문지 네이비타임스는 7일 미 해군의 스테덤, 스프루언스, 몸센 등 구축함 3척이 지난 2주 동안 중국이 실효 지배하는 남중국해의 스카버러(중국명 황옌·黃巖) 섬 근해 14∼20해리 사이에서 순찰 항해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 섬은 지난달 12일 필리핀 청년들이 필리핀 국기를 꽂으며 영토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 구축함은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에서도 순찰을 펼쳤다.

국제법상 통상 12해리 영해 주장이 통용돼 이보다 접근하면 영해 침범이 된다. 이번에 미 구축함들은 12해리에서 살짝 떨어진 14∼20해리 해상까지 근접해 영해 침범을 하지 않고 중국을 위협했다.

이번 미군의 무력시위는 12일 공개되는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판결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벌어졌다.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6일 이번 판결과 관련해 전화 통화를 했다.

왕 부장은 “PCA의 남중국해 판결은 법적 절차, 증거 면에서 억지 논리이자 실수투성이”라면서 “우리는 미국이 영토 분쟁에 관련해 특정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지키고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침해하는 행동을 자제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은 미중 양국의 공동 이익이며 미국은 관련국이 외교적 협상의 방법으로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CNN은 “전문가들은 PCA의 재판이 중국에 불리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남중국해 문제 때문에 미중 관계가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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