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식당 종업원이 권총을 들고 들어온 복면강도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독특한 대처법으로 그가 제 발로 가게를 걸어 나가게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뉴질랜드 일간지 뉴질랜드헤럴드는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캔터베리에 위치한 수블라키(그리스식 꼬치 요리) 전문 음식점에서 지난 5월 28일 밤 10시 48분경 발생한 강도 미수 사건에 대해 8일 보도했다.
이 사건은 발생 한 달 후에서야 경찰에 알려졌고, 최근 캔터베리 경찰이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해당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면서 일반에 알려지게 됐다.
해당 영상은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 대부분을 가린 한 남성이 식당에 들어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남성의 한 손에는 권총, 한 손에는 책가방이 들려있다.
식당 종업원은 이 남성이 들어오고 있는데 어딘가를 보며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또 그는 강도가 계산대 앞에 서 있는데도 다른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여유롭게 포장한 뒤 손님을 불러 그것을 건네준다. 식당 한편에서 기다리고 있던 손님은 포장된 음식을 받아들고 식당을 빠져나갔다.
멋쩍은 표정으로 계산대 앞에서 종업원과 손님을 바라보던 강도는 주인이 안쪽으로 들어가 다른 일을 계속하자 결국 자신의 가방과 권총을 챙겨 밖으로 사라졌다. 그가 갖고 나간 식당 물건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 영상은 현지 경찰이 해당 남성에 대한 주민들의 제보를 당부하며 공개한 뒤 지금까지 3만6000회 이상 조회되는 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당시 식당 안에 있던 한 손님은 8일 뉴질랜드 TV3 뉴스사이트 뉴스허브와 인터뷰에서 “포장된 음식을 받으러 가서야 그 남성이 강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전까지는 휴대폰을 보고 있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었다”며 “처음 계산대 앞에서 남성을 보고, 종업원의 친구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이내 알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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