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절라 이글 여성 하원의원(사진)은 11일 노동당 대표직 도전을 공식 선언한다고 BBC 등이 9일 보도했다. 이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캠페인 기간 내내 무기력한 모습만 보인 제러미 코빈 대표의 리더십은 사실상 무너진 상황이어서 이글 의원이 유력한 차기 대표로 거론된다.
그가 승리하면 노동당 최초로 경선을 통해 선출된 여성 대표가 된다. 또한 집권 보수당에 이어 제2야당 스코틀랜드국민당(니컬라 스터전 대표)과 민주연합당(알린 포스터 대표)까지 주요 야당 대표직을 모두 여성이 맡게 된다.
인쇄공의 딸로 태어난 이글 의원은 17세부터 노동당 활동을 시작했다.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이후 노조 단체에서 활동하다가 1992년 하원의원으로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6선 의원으로 고든 브라운 노동당 정부에서 재무부 차관을 지냈다. 그는 1997년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다.
여성과 소수자 인권을 강조하지만 기업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고, 이라크전쟁과 시리아 공습에 찬성해 당내에선 ‘부드러운 좌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엉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반(反)기업 정서가 강해 강성 좌파로 평가되는 코빈 대표와 대비된다.
한편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결선 투표를 앞둔 보수당의 두 여성 후보는 ‘자식’ 공방에 휩싸였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기세를 올리던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차관이 큰 악재에 부딪쳤다.
논란은 레드섬 차관이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자녀가 없는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보다 내가 더 나은 총리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불붙었다.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레드섬 차관은 “메이 장관에게 조카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아이들이 있고 그 아이들이 또 아이들을 갖게 될 것”이라며 “엄마가 된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단히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갖게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레드섬 차관은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두고 있고, 메이 장관은 자녀가 없다. 이 발언이 전해지면서 브렉시트 투표 이후 갈라졌던 보수당의 통합을 기대했던 당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레드섬 차관은 더타임스가 자신의 말을 반대로 전했다고 주장했지만 더타임스는 인터뷰 스크립트 일부를 공개하며 보도 내용이 맞다고 반박했다.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다시 치르자는 410만 명의 청원에 대해 “추가 브렉시트 재투표는 없다”며 공식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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