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권 패소에 美와의 신냉전 격화… 美 “눈감는 일 없다” 中 “분쟁 조장”
中해커들, 재판소-필리핀 정부 해킹
중국의 완패를 선언한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의 12일(현지 시간) 남중국해 판결 이후 미국과 중국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사실상 미중 대리전 성격을 띤 이번 재판에서 참패한 중국은 판결 자체가 무효라고 반발했고, 미국은 ‘법의 지배’를 받아들이라고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중국 정부는 급기야 ‘남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까지 언급했다. 중국이 국제법적으로 영유권을 인정받지 못한 남중국해에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경우엔 미중 간 군사충돌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
대니얼 크리텐브링크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남중국해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이익이 걸린 남중국해에 눈을 감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 열린 CSIS 특별좌담회에서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시작하면서 분란이 시작됐다. 미 정부의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 정책’이 분쟁의 시작”이라며 미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베이징(北京)에선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나서 남중국해 ADIZ 선포 가능성을 흘리며 으름장을 놨다. 류 부부장은 “중국은 이미 동중국해 상공에 ADIZ를 설정한 바 있다. 만약 우리 안보가 위협받는다면 우리는 그런 구역을 설정할 권한이 있다”고 밝혔다.
PCA 판결에 불만을 품은 중국 해커들은 PCA 웹사이트와 필리핀 정부 당국의 웹사이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홍콩의 둥팡(東方)일보는 13일 “전날 오전 11시(네덜란드 시간)부터 오후까지 해외에서 PCA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Error 403’이란 표시가 뜬 채 접속되지 않았다”며 중국 해커의 공격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 해커들의 공격을 받은 일부 필리핀 정부 당국의 사이트도 마비됐거나 접속되더라도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뜨고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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