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노부부, 손자에 사기 당해 거리에 나 앉을 판…“믿은게 실수”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7월 18일 15시 33분


CBS Los Angeles 방송화면 캡처.
CBS Los Angeles 방송화면 캡처.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 노부부가 손자에게 사기를 당해 56년 간 살아온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고 다수 외신이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사우전드 옥스(Thousand Oaks)에 살고 있는 행크 카웨키(88·Hank Kawecki), 헬렌 카웨키(87·Helen Kawecki) 부부는 최근 자신들이 살던 집에서 쫓겨나게 됐다. 그들의 친손자가 말도 없이 집을 팔아버렸기 때문이다.

다섯 명의 손주와 다섯 명의 증손주를 둔 카웨키 부부는 그들의 ‘보물 같은 손자’가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것에 가슴이 아프다며 사연을 털어놨다.

“내 손자가 이러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는 헬렌의 말에 행크 역시 “이건 너무나 심하다”고 가족에게 배신 당했다는 것에 한숨을 쉬었다.

문제는 2년 전에 처음 시작됐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는 부부에게 손자는 그들이 은퇴했기 때문에 돈을 빌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을 그에게 넘기면 그가 대출을 받아 부부에게 매달 쓸 돈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 몇 달 이후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

행크는 “(집을 양도하는) 문서에 서명은 했지만 자세히 읽어보지 않았다”며 “우린 손자를 믿었고 그게 우리의 실수였다”고 말했다.

이후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손자가 부부에게 얘기도 없이 집을 팔아 버린 것이다.

부부는 손자가 때때로 그들을 집 밖으로 외출하게 했던 게 기억난다면서, 그 때 구매자들에게 집을 보여준 것 같다고 추정했다.

더군다나 이들은 이웃인 더그 애머슨(Emerson) 가족이 알려주기 전까지 자신들의 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애머슨 가족은 인터넷을 통해 부부의 집이 팔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카웨키 부부는 애머슨 가족의 도움을 받아 변호사를 선임해 집이 팔리는 걸 막아보려 했지만 무위로 끝나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상황.

현재 현지 지방검찰청과 지방 사법당국은 이 건과 관련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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