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폭발음 사건’ 한국인에 징역 4년 선고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東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에서 폭발음 사건을 일으킨 한국인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도쿄지방재판소는 19일 야스쿠니 신사 화장실에 화약을 채운 파이프를 설치한 뒤 발화시켜 시설을 파손시킨 혐의로 기소된 전모 씨(28)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가레이 가즈노리(家令和典) 재판관은 이날 “사람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장소에서의 범행으로 위험성이 높고 악질이다. 재산적 피해도 상당하고, 관계자가 받은 충격이나 야스쿠니 신사 운영에 끼친 영향도 커서 형사책임이 중대하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범행을 결심하고 신사를 사전 답사하는 등 전체적으로 매우 계획성이 높다”고 밝혔다. 가레이 재판관은 전 씨가 최초의 범행 후 다시 화약을 소지하고 일본 입국을 시도한 것이 당국에 적발되지 않았으면 중대한 사태로 발전할 수도 있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 씨와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발화장치 설치 등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재판부에 사과문을 제출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전 씨의 가족들은 판결 후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예상을 넘는 판결이 나온 만큼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러 사람이 없는 화장실에 발화 장치를 설치했고, 사람이 드나들까봐 20여 분 동안 지켜보는 등 사람을 다치게 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전 씨는 지난해 11월 23일 신사 화장실에 시한식 발화장치를 설치해 천장 등을 훼손했다. 사건 발생 후 한국으로 돌아갔다가 12월 9일 검은색 화약 1.4kg을 소지한 채 일본에 재입국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