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美민주 전당대회 직전 ‘샌더스 비방’ 편파경선 e메일 공개
힐러리측 “러, 트럼프 도우려 해킹”
미국 민주당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대선 후보로 추대하는 전당대회(25∼28일·현지 시간)를 바로 눈앞에 두고 민주당전국위원회(DNC)의 공정성 여부를 둘러싸고 깊은 내홍에 빠졌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를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주장도 불거지면서 대선판에 소용돌이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파문은 폭로 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DNC 지도부 인사 7명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 25일까지 주고받은 e메일 1만9252건과 첨부 파일 8034개를 22일 공개하면서 비롯됐다. 이들은 e메일을 통해 ‘유대인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무신론 성향을 공격하는 게 어떠냐’는 대화를 주고받는 등 경선을 공정하게 치러야 할 DNC가 조직적으로 ‘클린턴 편들기’를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클린턴의 대관식을 하는 전당대회가 순조롭게 열릴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태가 확산되자 샌더스는 24일 CNN 인터뷰에서 데비 슐츠 DNC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슐츠 위원장은 전대 의장직에서 해임됐으며 전대 후 DNC 위원장직도 바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클린턴 캠프는 e메일 해킹이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클린턴 캠프 로비 묵 본부장은 ABC와 CNN 등에 출연해 “전문가들은 러시아 정부 요원들이 DNC e메일을 해킹해 트럼프를 돕기 위해 공개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사이버 공격 원천 증명은 어렵지만 연구자들은 DNC가 러시아 소재 두 정보기관의 공격을 받았다고 결론지었다”고 24일 보도했다. 러시아 해커들은 6월에도 DNC가 트럼프에 대해 만든 자료를 해킹한 뒤 공개해 물의를 빚었다.
필라델피아=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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