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사진)이 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의 첫 여성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클린턴은 26일(현지 시간) 민주당 전당대회장인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열린 ‘롤 콜’(대의원 공개투표)에서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제치고 전체 대의원의 과반(2383명 이상)을 무난히 확보했다.
이로써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외치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와 ‘(동맹국과) 함께하면 더 강하다(Stronger Together)’를 슬로건으로 내건 첫 여성 후보 클린턴이 벌이는 역사적인 대선전의 막이 본격적으로 올랐다. 트럼프는 부동산 재벌 출신의 ‘워싱턴 아웃사이더’이고, 힐러리는 대통령 부인과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지낸 미국 정치 주류라는 점에서 뚜렷이 대비된다.
샌더스는 이날 대의원 투표가 마무리된 뒤 “(검표 등) 남은 투표 절차를 중단하고 클린턴을 당 후보로 공식 지명할 것을 제안한다”고 선언했다. 클린턴은 뉴욕에서 동영상 메시지를 보내 “유리천장에 지금껏 가장 큰 금을 냈다(we just put the biggest crack in that glass ceiling yet)”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전당대회 후 나타난 트럼프의 ‘컨벤션 효과’에 e메일 파장까지 겹치면서 클린턴의 대선 승리 확률이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CNBC가 이코노미스트, 펀드매니저 등 경제전문가 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점친 응답자는 52%였다. 지난달 같은 조사의 80%에 비하면 28%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은 15%에서 26%로 올랐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e메일 유출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전문가들이 이번 해킹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러시아는 미 정부 시스템뿐만 아니라 민간 시스템도 해킹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 개입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