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휴가철을 맞은 유럽이 테러 공포로 떨고 있다. 14일 프랑스 니스의 해변가 나들이객을 덮친 ‘살인트럭’ 사건을 시작으로 26일 프랑스 북부 시골 마을의 성당 테러까지 13일간 프랑스와 독일에서 6건의 테러가 발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테러들은 수니파 급진 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공격이 ‘아마추어 테러’라는 새로운 형태에 돌입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IS의 테러 교육을 받지 않고 IS의 사상에 경도된 유럽 내 현지인들이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흉기로 벌이는 ‘자발적 테러’가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WP는 “최근 시리아 등 근거지에서 세력이 급격히 약화된 IS는 해외 동조자들에게 테러에 가담하라고 적극 부추겨 왔고, 이들이 실제 행동에 나서는 일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날로 악화되고 있는 유럽인의 난민에 대한 정서는 난민들의 돌출 행동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는 무슬림들도 테러에 가담하고 있다. 잠재돼 있는 다문화 사회의 갈등이 테러 형태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IS의 지시를 받지 않는 이런 동조자들은 저만의 방식으로 테러를 감행한다. 전통적인 테러 도구인 총이나 폭탄뿐만 아니라 칼과 도끼, 트럭까지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 잔혹한 살해 도구로 변하고 있다. 테러 장소 또한 공항이나 쇼핑몰뿐만 아니라 와인바, 출퇴근 기차, 시골 마을의 작은 성당까지 다양해졌다. 최근 발생한 6건의 테러 중 3건은 용의자가 10대들로 상대적으로 경계가 약했던 ‘틴에이저 테러’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10대들은 IS 조직원들의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고 있다.
IS 동조자들이 펼치는 중구난방식 테러에 유럽 당국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라파엘로 판투치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국장은 “치안력은 한계 상황에 달했는데 감시 대상은 무한대로 넓어지고 있다. 대테러 직원들은 어디를 택해 감시를 나가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연방경찰연합회는 “당장 2만 명의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프랑스에서는 수년간 이어진 경찰력 감소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7일에는 스위스 제네바 공항의 테러 첩보가 입수돼 현지 당국이 긴장하기도 했다.
유럽에 이어 올림픽을 앞둔 브라질에 테러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음도 들린다. 브라질 당국은 최근 IS 동조자 12명을 체포했다. 국제테러감시단체 시테(SITE)의 리타 카츠 대표는 “소셜미디어와 IS의 매체에는 올림픽에 맞춰 브라질에서 테러를 감행하라고 포르투갈어로 지시한 글이 넘쳐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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