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트 벨트’ 잡아라… 힐러리-트럼프 ‘100일 열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일 03시 00분


경합주 8곳에 대의원 111석 걸려

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가 전당대회를 마치고 31일 100일간의 대회전에 들어갔다. 두 후보는 경합 주가 집중된 러스트 벨트(쇠락한 중서부의 제조업 지대)에 올인하고 있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혼전이 거듭되면서 111석의 대의원이 걸린 경합 주 8곳이 승부처로 떠올랐다. 미 대선은 51개 주(워싱턴 포함)의 대의원 538명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을 얻으면 승리한다.

31일 CNN에 따르면 현재 경합 주는 플로리다(대의원 29명) 아이오와(6명) 펜실베이니아(20명) 오하이오(18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버지니아(13명) 뉴햄프셔(4명) 네바다(6명) 등이다. 이 중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아이오와는 대표적인 러스트 벨트로 꼽힌다. 펜실베이니아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으나 경선을 거치며 경합 주로 분류됐다.

클린턴은 지난달 28일 필라델피아 전당대회 후에도 펜실베이니아 주를 떠나지 않고 대형 버스를 타고 유세를 시작했다. 30일엔 대표적인 철강산업 도시인 피츠버그에서 유세를 하고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 상원의원이 철강 노동자의 아들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클린턴은 30일 존스타운의 한 전선공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우리는 약하지 않다. 또한 침체돼 있지도 않다. 여러분은 미국이 매일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을 보고 있다”며 “우리는 홀로 (산업의 문제점을) 고칠 수 있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에 대해서는 “그는 사소한 일에도 냉정을 잃는다. 보통 미국인들의 아픔을 모른다”며 “국가안보 이슈에 대해 경험이 부족하고 (외교 문제에 있어) 미국의 중립적인 가치관을 포용하는 데도 실패했다”고 공격했다.

트럼프는 1일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와 펜실베이니아 주 해리스버그를 찾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기존의 무역협정 폐기와 재검토를 강조한다. 앞서 29일 유세 도중 클린턴을 겨냥해 “더 이상 ‘점잖은 남자(nice guy)’는 없다. 주먹에 끼고 있던 글러브를 벗을 것”이라며 난타전을 예고했다.

민주당 전대가 끝나면서 클린턴은 ‘컨벤션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공개된 로이터통신과 입소스의 여론조사 결과(25∼29일)에서 클린턴은 41%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35%)를 6%포인트 차로 앞섰다. 그러나 후보 수락 연설 시청률에선 트럼프가 앞섰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에 따르면 민주당 전대 마지막 날인 28일 CNN 폭스뉴스 NBC ABC 등 10개 방송으로 클린턴의 연설을 지켜본 시청자 수는 평균 2980만 명으로 21일 트럼프 수락 연설 시청자 수인 3220만 명보다 240만 명 적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자 가운데 상당수는 클린턴에 대한 반감을 거두지 않고 있다. 경합 주인 버지니아에서 온 앨런 키스 씨는 “샌더스 지지자 상당수가 (샌더스가 민주당 후보가 되지 않으면) 차라리 트럼프를 찍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러스트 벨트#힐러리#트럼프#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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