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앙’(disaster)이라고 표현하며 보호무역주의를 거듭 천명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1일 공화당 전당대회 후보수락 연설에서도 한미 FTA를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협정에 재앙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는 2일 미 버지니아 주 애쉬번에서 가진 유세에서 미국이 그동안 외국과 체결한 각종 FTA 때문에 지역경제가 망가졌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한미 FTA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이던) 2011년 우리의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한미FTA)을 강행 처리했다. 우리에게 그 협정은 재앙”이라고 말했다. 그는 “힐러리에게 선거자금을 주는 사람들을 봐라. 그들이 그 협정에 얼마나 연루됐는지 보라”면서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인 북미자유협정(NAFTA·나프타)에 서명한 후 버지니아는 지역 내 제조업 일자리 3개 가운데 1개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도 “TPP에 가입한 회원국들과의 교역에서도 적자가 크다. 이것이 바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원하고 힐러리가 원하는 것”이라며 “힐러리는 과거에 TPP를 ‘골드 스탠더드’(Gold Standard)라고까지 불렀다”고 꼬집었다.
앞서 트럼프는 1일 오하이오 주 유세에서도 “힐러리는 우리의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처리했는데 그것은 한마디로 (일자리) 킬러였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한미 FTA를 이렇게 강도 높게 비난한 것은 대선 승패를 가를 경합주가 ‘러스트 벨트’(쇠락한 중서부 공업 지역)에 집중된 만큼 백인 노동자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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