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일보, 박근혜 대통령 실명 거명…비난 수위 높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일 22시 53분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와 관영 신화통신 등이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직접 거명하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비판하고 나섰다. 런민일보는 이날 3면에 사설 격인 종성(鐘聲)을 통해 “사드 배치는 중국의 전략 안보에 심각한 현실적 위협을 조성한다”며 “중국은 이를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한국의 지도자는 신중하게 문제를 처리해 나라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지난 1일 발표된 한국의 여론조사에서 7월 4주차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했다”는 대목에서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했다. 그동안 중국과 한국 전문가들의 기고를 잇따라 게재해 온데 이어 박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며 비난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사드 배치의 진정한 의도는 동북아 안보 구도를 파괴하기 위한 것”이라며 “서울(한국)의 정책 결정자는 독단적으로 자국의 안위와 미국의 사드를 한 데 엮어 역내 안정을 깨뜨리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주변 대국의 안보이익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사드 배치는 한국에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한국을 미국과 중국·러시아 간 군사적 대치에 끌어들일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만약 충돌이 발발한다면 한국은 가장 먼저 공격목표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사드배치가 박근혜 정부의 외교실패”라고 주장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인터뷰를 실으며 역시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 소식을 전했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한기재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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