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 용사 유가족 비하 발언으로 정점을 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막말 파동이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3일(현지 시간) 발표된 폭스 뉴스 전국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트럼프를 49%대 39%로 10%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0% 포인트는 공화·민주 양당 전당대회가 모두 끝난 지난달 28일 이후 발표된 7개 전국 여론 조사 결과 중 가장 큰 지지율 차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성공적으로 전당대회를 마치고 유세에 나선 클린턴에 비해 트럼프는 한 주를 논란 속에서 보냈다”고 지적했다.
폭스 뉴스는 이번 여론조사에서 “(무슬림 참전 용사 후마윤 칸의 유가족에 대한) 트럼프의 반응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69%의 응답자가 “정도를 넘어섰다”고 답해 “넘어서지 않았다”고 답한 19%를 압도했다. “트럼프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칭찬이 거슬리는가”라는 질문에는 44%가 “거슬린다”고 답했다. 52%는 “별 일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높은 지지율과는 달리 유권자들은 여전히 클린턴을 솔직하지 못하고 신뢰하기 힘든 후보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후보의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 36%만이 클린턴이 “솔직하고 신뢰할 만하다”고 답했다. 이는 트럼프가 “솔직하다”고 답한 36%와 같은 수치다.
잇따른 막말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측은 7월 한 달 동안 약 8000만 달러(약 890억 원)를 후원금으로 모았다고 3일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모은 액수는) 힐러리가 7월 모았다고 전날 발표한 9000만 달러(약 1000억 원)에 살짝 뒤질 뿐”이라며 “(트럼프가) 선거 막바지에 클린턴과 경쟁할 수 있는 자원을 갖췄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6월엔 트럼프·힐러리 캠프가 각각 5200만 달러와 6900만 달러를 모아 1700만 달러 차이가 났는데 7월 들어 격차가 약 700만 달러로 줄어든 것이다.
트럼프 캠프 재정 담당 스티븐 누킨은 “소액 기부로만 6400만 달러를 모았고 100만 명이 넘는 개인 지지자가 후원금을 보냈다”며 “트럼프에 대한 엄청난 풀뿌리 지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1일 유세에서 소액 기부로만 7월 한 달 약 3600만 달러를 모았다고 밝힌 바 있다. NYT는 “2012년 공화당 후보였던 미트 롬니의 경우 200달러 이하의 소액 기부로 2012년 7월 1900만 달러밖에 모으지 못했다”며 트럼프가 “풀뿌리 지지자의 지원에 주로 의존하는 첫 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경선 당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성공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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