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의 깜짝 방문을 받았다. 이날 55번째 생일을 맞아 바이든 부통령이 촛불을 켠 컵케이크를 가져온 것이다. 즉석에서 촛불을 끈 오바마는 저녁엔 부인 미셸 여사 등과 함께 백악관 인근 단골 해산물 레스토랑인 ‘피오라 마레’를 찾아 와인을 곁들여 3시간 동안 저녁 식사를 했다. 5일엔 백악관에 팝스타 비욘세, 제이 지 부부와 스티비 원더 등을 초대해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
임기 중 마지막 생일을 맞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보다 더 큰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발표된 CNN-ORC 공동여론조사(7월 29∼31일·성인 1003명 대상) 결과 국정지지율이 54%까지 치솟았다. 2013년 시작한 2기 임기 들어 가장 높다. 전임자들을 고통스럽게 했던 레임덕(임기 말 국정 누수 현상)이 그에겐 남의 말이다. 특히 여성(59%)과 유색인종(77%), 대졸자(62%), 45세 이하(68%), 민주당 성향 유권자(89%) 등 주력 지지층에서 탄탄한 지지를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협상 타결’ ‘쿠바 국교정상화’ ‘오바마 케어(의료보험 개혁)’ 등 지지층을 정조준한 굵직한 이슈를 해결해 지난해부터 종종 50%대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임기 마지막 해 지지율이 이처럼 고공 행진하는 것은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 기념비적인 찬조 연설이 큰 역할을 했다. 미셸 여사도 오바마 못지않게 감동적인 전대 연설을 하면서 ‘부부 시너지’ 효과도 반영됐다.
임기 말 대통령이 골골거리지 않고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은 오바마 부부가 어떤 스캔들에도 연루되지 않은 데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의 8년 동안의 업적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여기다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라는 비호감도가 높은 후보들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면서 상대적으로 오바마에 대한 선호가 뚜렷한 모습이다. 사안이 발생하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해 명쾌하게 연설하고 백악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으로 시원하게 소통하는 모습에 국민은 높은 점수를 준다.
미셸 여사는 지난달 20일 CBS방송의 ‘레이트 레이트 쇼’에 출연해 진행자인 제임스 코든, 팝스타 미시 엘리엇과 ‘내 딸들을 위한 노래(This Song Is For My Girls)’를 불렀다. 방송이 나간 직후 노래의 디지털 음원 판매량이 방송 이전보다 16배나 치솟았다고 CNN머니가 보도했다. 노래는 미셸 여사가 주도하는 빈곤층 여학생 교육지원 캠페인인 ‘렛 걸스 런(Let Girls Learn)’이 3월 발표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높은 지지를 바탕으로 대선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민주당 후보 클린턴의 ‘퀸 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다. CNN은 “성공적인 임기 말을 보내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각종 기자회견과 공동 유세를 통해 클린턴의 강력한 무기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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