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다 “필요한 무기 한정 없어” 핵무기 보유 가능성 언급 논란
아베 다음날 서둘러 해명 나서
강경 우익 성향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57·사진) 일본 방위상이 5일 일본의 핵무기 보유가 원천적으로 금지된 게 아니라고 말했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중일전쟁의 침략성을 부인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민감한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나다 방위상은 5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핵무기 보유 문제에 관한 질문에 답하면서 “헌법상 (자신을 지키기 위한) 필요최소한도(의 실력)가 어떤 무엇인가에 한정이 없다”고 말했다. 핵무기 보유가 일본 헌법에 따라 애초에 금지된 것이 아니라는 말로 해석할 여지를 남긴 것이다. 그는 과거에 일본이 장래에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나다 방위상은 다만 “현시점에서 핵을 보유하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검토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나다 방위상의 발언은 일본 정가는 물론 동북아시아의 다른 국가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까지 떨어질 정도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술이 날로 발전하는데도 중국은 북핵과 미사일에 팔짱을 끼고 있다. 이런 주변 상황은 일본 우익들의 자체 핵 보유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일본은 발전(發電) 목적으로 핵연료 플루토늄을 다량으로 보유해 작심하면 6000여 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 여기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미군 주둔 비용을 올릴 목적으로 일본과 한국에 대해 미군 철수를 주장하면서 자체 방어를 주문하고 있다.
이나다 방위상의 발언 다음 날인 6일은 히로시마(廣島) 원폭투하 71주년 기념일이었다. 안팎에서 논란이 예상되자 아베 총리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아베 총리는 이날 히로시마 평화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비핵 3원칙을 견지할 생각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다. 이나다 방위상의 발언은 정부의 방침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나다 방위상은 4일 취임 기자회견에서는 난징(南京) 대학살 때 일본군 장교들이 누가 먼저 100명의 목을 베는지 경쟁했다는 과거 보도에 관한 질문에 “그런 일이 실제로 없었다고 생각해 소송에 관여했다”며 과거 변호사 시절 활동에 관해 언급했다. 이튿날에는 같은 질문에 “변호사 시절의 활동이다. 방위상으로서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언급을 회피했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반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그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방위를 위해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 대화의 장을 만들어 나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며칠 후 일본의 8·15 패전기념일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어떻게 할지도 관심거리다. 이나다 방위상은 정계 입문 후 현직 각료 시절을 포함해 매년 이날에는 빠짐없이 신사에 참배해왔다.
한편 6일 단행된 차관급 인사에서는 와카미야 겐지(若宮健嗣) 방위 부대신이 유임됐다. 이는 안보 분야 경험이 부족한 이나다 방위상을 보좌하고 산적한 방위 정책의 안정을 꾀하기 위한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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