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750만 명이 이용하는 프랑스 남서부 최대 공항 툴루즈블라냐크 공항 이사회는 올해 6월 비상이 걸렸다. 49.99%의 공항 지분을 갖고 있는 중국 기업 카실(CASIL)이 느닷없이 “연말에 갖게 될 적립금 6700만 유로(약 824억 원)를 미리 빼 주주에게 나눠 주자”고 제안했다. 900만 유로(약 110억 원) 배당을 노린 카실의 제안에 주주들은 “재투자에 써야 할 돈”이라며 한목소리로 막아냈다.
이를 계기로 프랑스 내에서는 “기간산업을 중국에 파는 건 문제”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014년 중국계 기업 컨소시엄이 툴루즈 공항 지분 공개입찰에 참여했을 때부터 논란은 뜨거웠다. 당시 여당(사회당) 의원조차 “비유럽 국가에 사회기반 시설까지 주는 건 매우 불편한 상황”이라며 반대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프랑스의 자존심 ‘보르도 포도밭’을 싹쓸이하려고 근처 공항을 노린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프랑스 총리가 나서 “50%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논란은 수그러들었다.
2003년까지 연간 1억 달러(약 1110억 원)도 안 됐던 중국의 대(對)유럽 투자는 지난해 230억 달러(약 25조5300억 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중국이 공항 철도 원전 등 국가 기간산업 전반에 손을 뻗치는 데 대한 경계심도 커졌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취임하자마자 최종 사인 직전 단계인 힝클리 포인트 원자력발전소 공동 건설 프로젝트를 보류한 것은 중국 국영 자본인 중국광핵그룹(CGN)의 투자를 걱정하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 시간) 테리사 메이 총리의 닉 티머시 비서실장의 말을 인용해 “중국 컨소시엄에 군수 관련 업체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막판에 원전 계약을 연기했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초 힝클리 포인트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았던 CNNC는 계약 체결 막바지 단계에서 CGN의 지분 33% 가운데 절반가량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뒤늦게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 견제가 커지는 다른 이유는 중국이 전략적으로 취약 분야에 집중 투자하면서 기술을 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에선 중국 최대 가전업체 메이디의 독일 산업로봇 제조회사 쿠카 인수가 최대 논란거리였다.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쿠카는 독일의 자존심인 히든 챔피언(세계 시장점유율이 높은 중소기업)으로 자동차를 포함한 미래 산업의 전략적 노하우를 갖고 있다. 그런 쿠카를 메이디가 인수하려 하자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까지 반대하고 나섰다. 그는 “유럽은 사실상 국가가 운영하는 중국 기업들과의 불공정한 투자 경쟁을 바로잡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며 중국의 무분별한 유럽 투자에 대한 유럽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은 자국의 주요 산업에 외국인은 접근도 못 하게 하고 있어 유럽의 불만이 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큰손’ 중국의 투자를 완전히 뿌리칠 수 없는 게 유럽의 딜레마다. 중국 기업 참여로 논란이 된 툴루즈 공항 근처에는 프랑스 최대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 본사가 있다. 중국은 지난해 에어버스 여객기 총 판매량의 25%를 구매한 최대 고객이다. 지난해 9월 중국은 스웨덴 고속철도 공사 입찰에 참여했는데 당초 스웨덴 정부가 제시한 예산보다 15% 저렴하게 하고 공사 기간도 단축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스웨덴 전문가들은 “부실 공사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했지만 정부의 관심은 컸다. 독일 정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메이디는 쿠카 지분 76%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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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5 12:26:19
우리 서해 최서단에 있는 격렬비열도도 중국인이 16억에 매수하려고 한다면서 ...위장 명의인 내세워서 일단 산 후 명의이전하면 막을 수가 없겠지...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일단 막아 놓고 국유화 해라.
2016-08-09 05:40:25
중국이 돈주고 사간다는데 왠 엄살이냐? 너의 백인들은 중국에들어와서 무조건 약탈해갔는데....중국사람 좋아 하지 않지만 백인들의 우월감은 눈뜨고 봐줄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