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66)가 힌두교에서 신성시하는 동물인 소를 먹거나 도축하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을 향해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7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6일 TV 국민 대담을 통해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의 행태에 대해) 너무 화가 난다. 그들 중 상당수가 낮에는 소 보호를 외치고, 밤에는 반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에선 지난해부터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이 ‘소 보호 자경단’을 구축해 무슬림과 최하위 신분 계급인 ‘달리트(불가촉천민)’를 폭행하거나 죽이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무슬림은 소를 먹을 수 있고 달리트는 다른 카스트 계급과 달리 소 도축을 할 수 있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인도국민당(BJP) 소속인 모디 총리는 그동안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의 폭력 행위에 대한 언급을 피해 왔다. 인도 지식인층과 인권운동가들 사이에선 ‘모디 총리가 정치적 영향력 유지를 위해 폭력을 눈감아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달 말 모디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 주에서 자경단이 소의 가죽을 벗긴 달리트 4명을 집단 폭행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총리도 침묵을 깼다. 달리트들이 카스트 상위 계층들로부터 처참하게 폭행당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도 전역으로 퍼졌던 것이다. 달리트 계급이 주도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고, 모디 총리가 후계자로 지명한 아난디벤 파텔 구자라트 주 총리는 사임했다. 모디 총리가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에게 한 경고는 인구 12억4000만 명의 20%를 차지하는 달리트 계급을 달래기 위한 조치란 평가가 많다.
인도에선 도축되는 소보다 플라스틱 같은 이물질을 먹고 죽는 소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총리는 “자경단이 소를 보호하고 싶다면 차라리 소들이 플라스틱을 먹지 않도록 감시하는 활동을 펼치라”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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