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종전기념일(패전일)의 거취가 주목돼 온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신임 일본 방위상이 올해는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지 않게 됐다.
방위성은 12일 이나다 방위상이 13~16일 일정으로 현지에 파견된 자위대 시찰을 위해 아프리카 북동부 지부티를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지부티는 소말리아 아덴만 해적에 대처하는 자위대의 활동 거점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종전기념일을 앞두고 일본 각료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게 해달라는 뜻을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중국은 특히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의 이름을 거론하며 우려를 표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극우 성향으로 알려진 이나다 방위상은 행정개혁담당상으로 재직 중이던 2013년 4월 28일(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발효일), 8월 15일(패전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으며 이후 자민당 정조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참배를 반복했다.
중국 정부는 그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주요 인사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 사후에 항의해 왔으나 패전일을 앞두고 미리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신문은 중국이 다음 달 초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자국 여론이 필요 이상으로 자극받는 상황을 피하고자 일본 정부에 미리 참배 자제를 요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은 각료라 해도 개인 자격으로 참배하는 것은 ‘신교(信敎)의 자유’에 따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두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등 우파 정치인들은 매년 종전기념일과 봄·가을 대제(제사)에 참배를 계속해 물의를 빚어 왔다. 이마무라 마사히로(今村雅弘) 신임 부흥상은 11일 이미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아베 총리는 올해 종전기념일에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대신 공물료를 낼 방침이라고 지지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이후에는 주요 절기에 참배 대신 공물을 보내거나 공물료를 내 왔다. 이는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반대하는 한국과 중국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일본이 이웃 국가들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을 바라는 미국 정부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정권 이후 일본이 벌인 주요 전쟁 사망자를 신격화해 제사를 지내는 일본 최대 규모의 신사로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의 위패가 보관돼 있어 군국주의를 조장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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