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마치고 나오다 측근과 함께… 히스패닉계 추정 괴한 범행후 도주
무슬림 이주민들 “혐오범죄” 시위
미국 뉴욕 시에서 방글라데시 이주민 출신 이맘(이슬람 성직자)이 백주 대낮에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은 13일 오후 2시경 이맘인 마울라나 아콘지(55·사진)와 그의 측근 타라 우딘(64)이 뉴욕 퀸스 오존 파크 인근에 있는 알푸르칸 자메 마스지드 모스크에서 기도를 마치고 나오다 머리에 총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검은색 폴로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히스패닉 계열로 보이는 괴한이 두 사람을 뒤에서 공격한 뒤 달아났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이주민들의 예배 공간으로 주로 사용되는 이 모스크에서 2년간 이맘 역할을 수행해 온 아콘지는 피습 당시 종교 예식 복장을 하고 있었다. 1000달러 이상의 현금을 지니고 있었지만 범인은 현금을 가져가지는 않았다.
경찰은 이슬람교에 대한 혐오 범죄일 가능성에 대해 “예비조사 결과 이들이 종교 때문에 공격당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경찰을 인용해 “이번 범행은 일정 부분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사건 발생 지역 인근의 방글라데시 이주민들은 이를 혐오 범죄로 규정하고 13일 밤 100여 명이 모여 “정의를 원한다”고 외치는 등 시위를 벌였다. 인근 주민인 카이룰 이슬람은 뉴욕데일리뉴스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탓이다. 트럼프가 이슬람 혐오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주장해 미국 사회의 소수자 불관용 정서를 사건 배경으로 지적했다. 미국 내 이슬람 권익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도 사건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는 혐오 범죄다. 우리는 평화를 사랑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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