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권력 체제를 추구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태상왕’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을 여전히 두려워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중국 공안당국이 장 전 주석의 팬클럽 하스(蛤絲·두꺼비클럽)가 추진한 장 전 주석의 90세 생일(1926년 8월17일생) 축하행사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고 15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인권변호사들과 인권·노동 단체들이 장 전 주석의 생일축하 행사를 계기로 반(反)체제 활동을 벌일 가능성에 대비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BBC방송은 이에 대해 ‘장 전 주석이 매우 늙었는데도 불구하고 시 주석이 그의 정치적 영향력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2년 11월 공산당 총서기에 취임한 시 주석은 반부패 운동을 앞세워 정적들을 제거하며 권력을 굳히고 있다. 하지만 장 전 주석은 예외다. 공산당 관계자들은 장 전 주석이 시 주석의 주요 정책에 대해 “그렇게 하면 안된다.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간섭할 정도의 힘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부 장악을 통해 영구 집권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시 주석에게 장 전 주석은 견제해야 할 대상이다. 지난해 8월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논평에서 은퇴한 당 간부 일부가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며 맹비난했다. 이는 시 주석의 공산당이 장 전 국가 주석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장 전 주석의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인맥) 인사 중 하나인 아이바오쥔(艾寶俊) 상하이시 부시장을 해임했다. 아이 부시장은 장 전 주석의 아들 장먼헝(江綿恒)과 가까운 인사다. 장먼헝은 지난해 1월 중국과학원 상하이분원장에서도 돌연 해임됐다.
최근 폐막한 전현직 지도자들의 비밀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기간 시 주석은 대규모 인사 계획을 마무리했는데, 인사를 포함해 국가 중대사를 전임 지도자들에게 자문하는 관례를 이번에는 따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의 집권 2기가 시작되는 내년 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장 전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인사들에 대한 숙청이 시작됐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다.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최근 시 주석이 ‘원로 정치’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장 전 주석은 지난해 겨울과 올해 봄 하이난(海南) 성 싼야(三亞)에서 목격된 후 외부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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